[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경제활동의 결과를 가늠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이 경제ㆍ사회적 불평등이나 행복도 등을 측정하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단기적인 수단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면서 당국도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GDP가 보여주는 경제의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 개선 속도는 매우 더딘 것으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 적용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GDP 지표에 입각해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경우 국민 삶의 질 개선은 그 노력에 비해 현저하게 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제사회도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15일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삶의 질 종합지수’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통계청은 이와 관련해 GDP 지표 자체를 보완하는 방안과, 삶의 질 지표를 지속적으로 개발ㆍ보완하는 방안, 지속가능발전의 측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로 GDP 지표를 조정ㆍ보완하기 위해 통계청은 현행 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사노동과 같은 비시장 생산활동과 공유경제를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위성계정을 작성해 GDP에서 누락된 활동을 측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양극화와 관련, 분배측면에서 실질적인 가구소득의 측정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GDP에 직접 포함시키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선 환경경제계정과 국민이전계정 등 다양한 위성계정을 작성해 GDP 지표를 보완하고 있다. 또 공유경제의 규모 측정을 위한 시범조사를 실시하고, 공공 행정자료ㆍ민간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기초자료 확보를 추진중이다.
둘째로 통계청은 지난 2009년부터 삶의 질 측정을 위한 통계 개발에 나서 2014년부터 ‘국민 삶의 질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12개 영역의 80개 지표를 종합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현재 우리사회의 삶의 질이 어떤 수준인지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전문가 토론회, 국내 워크숍 등을 통해 정책반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통계청은 평가했다.
통계청은 이번 종합지수의 시산 및 다른 나라와의 비교에 이어 보다 정확한 삶의 질 측정을 위해 기초지표를 확충해나갈 계획이며, 2018년에는 삶의 질 측정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6차 경제협력기구(OECD) 세계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째로 경제성장에 따른 환경파괴와 자원고갈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발전 정도를 통계적으로 뒷받침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지속가능 발전은 UN의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SDGs)’를 통해 전세계적 차원에서 측정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은 관련 의제에 대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SDGs에 필요한 지표개발을 위한 노력도 선제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GDP를 보완하는 작업은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경제ㆍ사회 측정지표를 개발하고, 국가의 정책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통계청과 학계, 관련 기관이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를 개발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