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등 공격땐 韓기업·제품 불매운동 확산우려
“보복 직접증거 없다”던 입장 선회 롯데 등 피해기업 사례 직접 청취 중국 소비자의 날인 15일을 맞아 유통업계의 긴장감은 극도에 달했다. 이날은 또 중국정부의 한국여행 전면금지 첫날이라 유통은 물론 관광업계도 향후 본격적으로 폭풍처럼 몰려올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좌불안석인 분위기다.
정부는 이날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그동안 정부는 사드보복과 관련한 기업 편에서의 대응에 소극적이었지만, 중국의 여행금지 첫날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본격화된 중국의 반한기업 움직임에 맞서 대책을 강구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침묵을 벗고 ‘대응모드’로 전환한 셈이다.
이에 기업들은 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특단의 대책을 바라고 있다. 더불어 기업들은 이날 중국에서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내용과 여행금지 첫날의 태풍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정부 ‘사드보복’ 대응모드 가동했다=관련업계 주무부처 장관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잇따라 업계와의 긴급 간담회를 갖고 수출 애로를 청취하는 등 사드보복과 관련한 적극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달 들어 ‘사드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뒤 정부가 개별 피해 업체들로부터 직접 상황을 듣겠다고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무역 보복행위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중국의 사드보복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려면 증거나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사드 때문에 이런 조처를 내린다’는 그런 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주 장관은 가장 큰 피해를 본 롯데 계열사와 면세점, 여행ㆍ관광업체와 대중 수출 중소기업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중국 전체 매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 상태인 롯데마트와 요우커 매출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롯데면세점ㆍ신라면세점, 주요 여행ㆍ관광업체, 중국에 진출했거나 수출 비중이 큰 전자제품 업체 등이 참석 대상이다.
회의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사드 보복성’ 피해 현황을 서면과 구두로 정부에 보고하고, 지금까지 자체 대응 조치와 앞으로의 계획 등이 화두로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주 장관은 지난 10일 오후 삼성ㆍ현대차ㆍSKㆍLG 등 4대 그룹 부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사드 배치 이후 취해지는 중국의 경제조치와 관련해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이 예고한대로 15일을 기점으로 중국의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중국 관광객 중 약 절반(단체관광 상품+숙박ㆍ항공권 상품)의 발길이 끊어지고, 이런 상태가 1년 동안 이어질 경우 한국 면세점은 연 8조6000억원의 요우커매출 가운데 절반인 무려 4조3000억원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심각성을 정부가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계의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했다.
▶유통업체는 초긴장=기업들은 이날 중국 소비자의 날과 여행금지 첫날을 기점으로 관련업계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롯데 등 한국기업이 거론되면서 반한감정과 한국기업 제품ㆍ서비스 불매운동이 거세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드와 관련해 연일 중국 언론과 단체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롯데는 관영 CCTV(중앙방송)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완후이(晩會)’의 타깃이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역시 15일 이후가 두렵긴 마찬가지다. 한국여행 상품판매 금지로 인해 서울 명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 중국인 깃발부대의 모습이 자취를 감출까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신규 예약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4월과 5월, 특히 노동절 특수를 누리는 5월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했다.
황해창ㆍ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