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사드배치 시기 2017년말→7~9월→5월로 계속 앞당겨 -한미 서두르는 2가지 이유: 탄핵정국, 중국 반발 -배치後 5고개: 날씨, 명중률, 탄두파괴능력, 北1000여발, 요격범위 한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롯데 측이 지난달 28일 국방부와 롯데스카이힐 성주CC(성주골프장)와 남양주 군유지 교환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단 사드 구축 시기를 앞당기는데 명운을 건 모습이다.

한미 군 당국은 사드를 한국 대선 전에 배치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신임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는 지난 2월2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국으로 한국을 택한 뒤 방한했다. 이때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미는 사드를 4~5월 안에 마무리짓기로 합의한 사실이 2월말께 알려졌다.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5월초 대선이 가시화된다. 이에 따라 한미는 적어도 4월 말까지 사드 구축 완료를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10일 선고할 경우 대통령 보궐선거는 60일 이내인 5월9일 전에 실시돼야 한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사드, 날씨 좋아야 작동? 배치후 넘어야할 다섯고개

▶‘사드 시계’ 빨리지는 이유=한미의 ‘사드 시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탄핵정국과 깊은 연관이 있어 보인다.

한미는 지난해 초 한반도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배치 완료 시기를 2017년 말이라고 했다.

그러나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최순실 태블릿PC로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된 직후 다급하게 움직였다.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해 11월4일 육군협회 주최로 서울 모처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를 “8~10개월 안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기준 ‘8~10개월 이내’는 2017년 7월~9월을 말한다. 기존 2017년 말에서 반년 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그런데 한미당국이 지난달 매티스 장관 방문 및 성주골프장 부지 계약을 계기로 사드 배치 시기를 ‘4~5월’로 2개월 가량 또 앞당긴 것.

한미 군당국은 무엇에 쫓기고 있는 것일까.

첫째, 한국 탄핵정국에 따른 한미간 사드 재논의 사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 정권이 현 야권으로 교체될 경우 사드는 한미간에 재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중국의 전방위적 사드 반발을 맞아 이번에 한국에 사드를 배치 못하면 앞으로 영영 할 수 없게 될 거라는 불안감 또한 크게 작용한 듯하다.

사드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한미일 군사공조의 핵심 수단이라는 해석이 높아지고 있다.

사드 구축으로 사실상의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이 형성될 경우, 이는 미국이 공언한 MD(미사일방어) 시스템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아태지역 MD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미국은 한미일로 연결되는 군사공조를 강화해 북한-중국-러시아로 이어지는 세력을 더 쉽게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치 후 넘어야할 다섯 고개=그러나 사드 배치로 만사가 해결되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첫째, 사드가 날씨가 나쁠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핵과 미사일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언론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은 사드의 황당한 한계가 뭐냐면 날씨가 좋아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날씨가 많이 춥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오거나 먼지가 많거나 이럴 경우에는 요격미사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 펜타곤(국방부)의 실험평가보고서에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최첨단 레이더로 포착해서 최첨단 전자장비로 발사가 될 텐데 왜 날씨의 영향을 그렇게 많이 받느냐’는 질문에 “요격미사일 앞에 적외선 시커(목표탐색장치)가 내장돼 있다”며 “미사일 탄두가 떨어질 때 그 탄두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해서 적외선 시커가 탄두와 직접 충돌하는 방식으로 요격미사일이 작동하게 되는데 그 앞에 유리 같은 게 끼워져 있다. 그러니까 날씨가 많이 추우면 김이 서리거나 먼지가 많으면 이게 식별을 하기 힘들고. 비가 오나 눈이 와도 마찬가지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사드 1개 포대의 요격미사일 48발은 북한 미사일 1발에 대해 2~4발이 발사되기 때문에 최대 24발을 요격할 수 있는데 100% 명중할 거라고 자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 미사일 1발을 사드로 요격하려면 2~4발이 발사되는데 북한이 간단한 기술적 방법으로 이를 회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사드로 100% 명중하느냐’는 질문에 “기만탄 등 회피할 수 있는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다”며 “탄두가 추진체에서 분리될 때 추진체를 폭파시키면 파면이 탄두하고 같이 떨어져서 사드의 추적장치가 뭐가 진짜인지를 구분하는게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탄두에 약간만 흠집을 내도 탄두가 떨어지면서 굉장히 빙글빙글 돈다”며 “미사일 요격원리는 탄두가 이렇게 비행할 것이다라는 가정에서 그 궤도에 맞게 발사가 되는데 이게 심하게 막 돌면서 타원형을 그리면서 떨어지면 맞추기가 더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법이 “기술적으로 간단하다”고 부연했다.

셋째, 사드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 대표는 ‘명중시키면 괜찮은 거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요격이 담고 있는 한계일 수 있다. 탄두가 굉장히 두껍지 않느냐”라며 “이걸 설사 맞춘다고 하더라도 맞추는 것과 탄두를 파괴하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에서 공격수가 강슛을 날리면 골키퍼 손을 맞고도 골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럴 경우 약간의 각도만 바뀐 채 역시 한국의 어딘가에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높인다.

넷째, 북한 미사일이 1000여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북한 미사일 1000여발 중에서)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것은 최대 100여개로 예상된다”며 “그래서 사드 1개로는 안 되니까 동서남북 4개의 사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섯째, 사드의 요격범위가 고도 40~150㎞ 사이라는 점이다. 북한 미사일이 고도 40㎞ 이하나 150㎞ 이상으로 날아올 경우 또 다른 요격 시스템을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구축해야 된다는 얘기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사드, 날씨 좋아야 작동? 배치후 넘어야할 다섯고개

▶사드로 이득 1, 2, 3위는? 록히드마틴-일본-북한순=현재 고도 15~40㎞ 범위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요격하게 돼 있다. 또 곧 150㎞ 이상의 범위는 이지스함에 구축된 SM-3 요격미사일을 사용해야 한다.

한미 군 당국은 현재 패트리엇을 운용하고 있지만, 패트리엇 요격 고도가 낮은 만큼 신뢰할 만한 요격 능력을 갖추려면 패트리엇 포대를 현재보다 크게 늘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트리엇과 사드 시스템은 모두 미국의 군수산업체 록히드마틴이 만든다. 미국 측은 사드 1개 포대를 한국에 제공하는 대신 수십개의 패트리엇 포대를 팔 가능성이 생길 수 있는 것.

또한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발한 이지스함용 SM-3 요격미사일 또한 우리 해군이 수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이지스함은 이미 SM-3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보유한 신형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발은 약 20억원대, 사드 요격미사일(인터셉터) 1발은 약 110억원, SM-3 1발 가격은 약 150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 배치 이후 패트리엇, SM-3 등의 배치가 본격화되면 장기적으로 수천억원~수조원대의 국방비 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대표는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이득을 보는 1, 2, 3위로 록히드마틴, 일본, 북한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