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색조화장품 수요 변화 -‘입생로랑’ 등에 요우커들 북적 -국산화장품 위축 이어질 우려 -단기흐름? 장기흐름? 의견분분 -중국보따리상 사재기가 원인
[헤럴드경제=구민정ㆍ김성우 기자] #. 지난 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0층 면세점. 기존엔 붐비지 않던 곳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바로 ‘입생로랑’이다. 매장 내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테스터로 비치돼있는 립스틱을 직접 발라보느라 정신이 없었고, 직원들은 고객 응대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의 손엔 10개가 넘는 같은 색깔의 립스틱 제품이 들려있었다. 관계자는 “립스틱의 경우 입소문이 많이 나서 중국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사간다”며 “인기있는 컬러는 금방 동이 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면세점 화장품 쇼핑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점은 ‘해외 브랜드’의 부상이다. 원래 중국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던 화장품 브랜드를 보면 대부분 ‘국산화장품’ 중심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가 대표적이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설화수’와 ‘후’를 사러 한국에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때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화장품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기초화장품으로 유명한 ‘설화수’와 ‘후’와 달리 색조화장품 중심의 해외브랜드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산화장품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해외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은 폭발적이다. A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면세점 매출신장률은 23%인 반면 해외화장품브랜드의 매출신장률은 50%를 기록해 국산화장품의 매출신장률을 훨씬 넘어섰다. A면세점 관계자는 “해외 화장품 신장률이 전체매출 신장률을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색조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입생로랑과 디올 등도 수요가 늘어났다”고 했다. 이어 “한류 드라마 등에서 여주인공들이 사용하거나 중국 파워블로거인 왕홍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해외 브랜드들이) 인기가 많아졌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엔 ‘중국인 보따리상’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일반 중국여권을 들고 화장품을 잔뜩 사 귀국한다. 이때 중국 현지에서 잘 나가는 국산 기초화장품들을 위주로 갖고 가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국산화장품이 겉으로는 해외브랜드 색조화장품에 크게 긴장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유통협회 관계자는 “이들(보따리상)이 한국산 화장품의 사재기와 되팔기를 반복하면서 ‘설화수’와 ‘후’와 같은 한국산 기초화장품들이 중국 현지에서 흔해졌다”며 “중국 내 설화수나 후 매장이 잘 되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이에 다수 시내면세점들은 보따리상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보따리상들 때문에 면세점에서 ‘설화수’나 ‘후’ 화장품을 사는 중국인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측에서는 면세점 매출에서 많게는 50% 가까이가 보따리상인들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통역사들이 면세점을 돌아다니다보면 불법 관광가이드 등이 가이드 역할을 하며 부업으로는 보따리 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