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은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새 저장시설의 필요성에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폐장 건립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는 강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방폐장의 안전성과 유치 시 혜택 등에 대해 적극 소통하면서 투명한 사업 추진으로 상호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민 57.3%, 사용후핵연료 새 저장시설 필요성 ‘공감’=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2015년 사용후핵연료 국민 인식 비교 설문조사(19세 이상 성인남녀 4000여명 대상)’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새로운 저장시설에 대해 응답자 57.3%는 ‘지지한다’고 답했다. ‘중간’이라고 답한 이들은 25.5%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7.2%에 불과했다. 특히 원전지역(울진·경주·울주·기장·영광군) 응답자의 61.3%가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새 시설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사용후핵연료의 새 저장시설 필요성을 묻는 선호도 항목에서 전국 평균은 4.77점, 원전지역 평균은 4.94점으로 나타났다. 선호도 조사는 7점 만점으로 1점에 가까울수록 반대, 4점은 중간, 7점에 가까울수록 지지를 뜻한다.
또 새로 건설할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부지의 위치를 묻는 항목에는 ‘현 원자력발전소 안에 짓자’는 의견이 ‘원전 밖에 건설하자’는 의견보다 약간 우세했다. 전국 대상 설문에서는 ‘원전 내 통합 저장시설 설치’에 대한 선호도가 7점 만점 기준에 4.50점으로 ‘원전 밖 건설’에 대한 선호도(4.07점)보다 0.43점 더 높았다. 같은 항목에 대한 원전지역 주민의 응답 역시 ‘원전 안 건설’(4.29점)이 ‘원전 밖 건설’(4.10점)보다 0.19점가량 높았다. 단, 반대와 보류(중간) 의견을 합치면 여전히 과반을 넘어 민감한 저장시설의 위치를 두고는 국민들의 의견도 첨예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합의ㆍ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전제돼야= 방폐장 이슈는 건립 부지를 어느 곳에 선정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방폐장에 대한 거부감을 최대한 낮춘다고 해도 정작 부지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극심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지선정 지역에 대한 보상이 주민 개개인에게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보상안에 따른 투자는 지역발전에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사실 자체를 지역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하며,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 교수는 이어 “경주 방폐장 유치 사례에서 보듯 정부가 적극적으로 특별지원금 등의 혜택을 제시하고 설득하면 부지 선정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추진 과정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방폐장이 들어설 지역에 돌아갈 혜택을 정확하게 먼저 제시해야 한다”며 “사용후핵연료를 받아들이는 지자체에는 고급 인력이 유입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원자력 분야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이라며 “수치에 의존한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필요한 걸 알면서도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보다 방폐장 건립 논의를 먼저 시작한 스웨덴이나 스위스, 프랑스 등은 주민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다. 반면 국내에서는 ‘방사능 포비아’로 불릴 정도로 부정적인 면이 과도하게 부각된 측면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을 향해 표를 의식한 단견적 접근보다 국가 미래를 고려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사회 여론을 나서서 이끌어 줄 수 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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