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하기도…“30만~50만 추정” -남성>여성…10대ㆍ70대↑ 많아 -편두통 등 돌발증상과 구분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만성적 신경성 질환인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가 14만명가량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인구(5170만4332명ㆍ올해 1월 기준)의 약 2.7%에 이르는 수치다. 하지만 이는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만의 숫자다. 뇌전증은 자각 증상 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 데다 사회적 편견 탓에 쉬쉬하는 경우도 많아, 의료계에서는 국내 환자가 30만~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뇌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5년 13만7760명으로 나타났다. 2010년(14만1천251명)과 비교해 2.5% 감소한 수치다. 남성 환자(2.6%)의 감소 폭이 여성 환자(2.2%)보다 약간 컸다.

2015년 기준 뇌전증 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과 여성은 각각 7만6736명, 6만1024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남녀 모두 5년 전(7만8824명ㆍ6만2427명)보다 각각 2.6%ㆍ2.2%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5%로 가장 많았고, 40대(14.2%), 10대(14.1%) 순이었다. 남성 중에서는 20대가 16%, 여성은 40대가 14.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뇌전증 환자가 소폭이나마 감소한 것은 소아와 노인에게서 뇌전증의 원인 질환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출생 전후 뇌 손상, 뇌 염증성 질환, 유전성 질환 등을 관리ㆍ치료하고 있으며, 노인들도 뇌혈관 질환(뇌졸중)이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낙상 등으로 인한 뇌 손상 등을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뇌전증 발생률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는 남녀 모두 70대 이상과 10대ㆍ20대에서 가장 많았다. 특히 노인층에서는 뇌졸중이나 퇴행 질환이 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이 교수는 “뇌전증의 발생률은 일반적으로 선천성 발달 장애와 유전 질환 등으로 생후 1년 이내 시기에 가장 높다가 청소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발생률이 가장 낮고, 60대 이상에서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뇌전증은 편두통, 실신, 이상 운동 질환(파킨슨병), 수면장애, 전환장애, 해리장애, 신체형 장애 등 뇌전증이 아닌 돌발성 증상과 구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뇌전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추락ㆍ익사 사고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의식 손실로 인한 사고나 이상행동으로 타인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뇌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발작 상황이 닥칠 경우 주위 사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미리 숙지해야 한다. 임희진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주변에서 전신 발작을 하는 환자를 목격했다면 우선 환자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하고 발작을 멈출 때까지 장애물 등에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팔다리를 붙잡거나 인공호흡을 시도해서는 안 되며, 침으로 기도가 막힐 수 있기 때문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이때 벨트, 넥타이, 꽉 끼는 단추 등을 풀어주는 것도 환자가 호흡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상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입 안에 아무 것도 넣지 않는 것은 물론 움직임을 막지도 말아야 한다. 임 교수는 “발작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을 때 또는 의식 회복이 없이 2차 발작이 올 경우에는 빨리 병원으로 옮겨 응급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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