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주 “반대 표결” 공언 속 ‘미래 먹거리’ 전장사업 하만 인수 변수
中 공산당 반도체에 170조 투자 물량공세 삼성 반도체 사업 위협으로 등장 삼성 그룹이 또다시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했다. ‘최순실 사태’ 여파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그룹의 수뇌부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차례 기각됐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는 오늘 내일을 다툰다. 이 부회장이 특검에 재소환된 자체만으로도 ‘갤럭시노트7’ 소손 사건이후 와신상담하던 삼성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우려된다.
리더십 공백에 따른 경영차질도 우려되고 있다.삼성이 9조원을 들여 인수하려던 세계 최대 전장 기업 ‘하만’의 주총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가운데, 하만 소액주주들은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삼성의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오는 28일까지로 정해진 특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연매출 30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초일류기업인 삼성의 운명은 남은 1주일여 내에 박영수 특검의 판단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릴 판이다.
▶하만 인수 영향은?=당장 코앞에 닥친 삼성의 경영 현안은 하만 인수다. 하만은 오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상정 안건은 4개로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는 안건이 핵심이다. 큰 틀에선 삼성전자가 무난히 하만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인수액 기준으로 한국 기업이 인수한 규모 가운데 가장큰 해외기업 인수합병 건이고, 미국 정치 환경의 변화 그리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 등까지 고려해야할 변수가 많아 마냥 낙관키는 어렵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3분기에 삼성전자는 하만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된다.
우선 걸림돌은 하만 소액주주들의 반대다. 지난달 초 하만 소액주주들은 ‘추가제안금지’ 조항과 과도한 위약수수료 등을 문제 삼아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만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금액(80억달러)이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다는 주장도 소송의 이유였다. 이미 애틀랜틱 투자운용은 임시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애틀랜틱 투자운용은 하만의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하만이 충분한 비중의 우호 지분을 확보해놓고 있어 계약 결렬 등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다만 당국 승인은 여전한 변수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히 대형 M&A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여기에 잘나가는 자국 기업을 제 3국에 넘길 수 없다는 국수주의적 반대 여론까지 가세한다면 또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구속 되는 등 사법처리 수위가 높아질 경우 미국 내 인수 반대 여론은 더 커질 수 있다.
계약 불발시 한국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의 피해 가능성도 있다. 하만 인수를 발표한 지난해 11월 1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55만원대였으나 이후 장중 2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하만 인수에 대한 기대감과 각종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를 띄운 것이다. 그러나 인수가 좌절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서 삼성전자 주주들의 피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이미지’ 타격=지난해 ‘갤럭시노트7’ 소손 사태 이후 간신히 수습중인 스마트폰 사업 부문(IM)도 삼성그룹이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말 ‘갤럭시S8’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소손 사건이라는 비운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이후 처음 내놓는 스마트폰이기에 기대와 우려는 이전보다 한층 크다.
‘배터리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2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 피해 외에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을 고려하면 모두 7조원대의 막대한 피해를 입힌 이후 내놓는 플래그십 모델이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이 와중에 불어닥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 이슈는 삼성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모델에 홍채 인식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차세대 전략폰 출시 준비에 집중해야 하지만 외신 등을 통해 삼성에 대한 부정적 기업 이미지가 부각돼 고통스럽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반도체사업(DS) 부문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전략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만 4조950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소손 사건으로 휘청인 IM 부문을 보완했다.
그러나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고 나서면서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은 향후 10년동안 170조원(1조위안)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키로 한 상태다. 대부분 반도체를 미국에서 수입하던 중국은 앞으로는 반도체 자급률을 70%(현재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