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대가성 자금 지원을 한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병 처리가 금명간 결정되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경영활동도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개편과 지주사 전환 등 주요 현안이 줄줄이 연기될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1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오늘 결정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 여부를 이르면 16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 만큼 구속 수사해야 하는 주장과 국내 최대 기업의 총수를 구속했을 때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와중에 주요 그룹 총수마저 구속될 경우 리더십 공백과 경영중단으로 재계가 위기국면에 빨려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경우 특검이 그룹수뇌부에 대한 일괄 사법처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리더십이 실종되는 최악의 위기까지 거론된다.

우선 삼성그룹의 경우 이 부회장이 사법처리되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된다.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증권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공식화하지 않다가 지난해말에야 수면 위로 꺼냈다.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주 자격으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라고 제안했다.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를 매입한뒤 주주 제안을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엘리엇에 화답했다. 삼성전자 측이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같은 일정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외부 전문가들과의 검토 끝에 최적화된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이를 승인하고 결정할 사령탑이 부재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경영 현안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무기한 봉인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공언한 ‘미래전략실 해체’ 작업도 올스톱된다. 지난 연말로 예정됐던 그룹 사장단 인사 역시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장단 인사와 미래전략실 개편과 맞물려 진행돼야 하지만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방향성을 잡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권도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