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규모와 그 증가 속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가계 재무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박원석 대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에 기고한 ‘한국의 가계부채, 시한폭탄 해체는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2013년 말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300조원이 더 불어났다”며 증가 속도를 우려했다. 2014년 6%대이던 가계부채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2016년에는 11%대를 넘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대로라면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원대를 넘어서는 것도 그리 멀지 않다고 그는 전망했다.

여기에 박 교수는 지난해 1분기를 기준으로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15.1%로 은행권(7.9%)보다 빠르다고지적했다. 제2금융권은 대출금리도 높고 상대적으로 저신용자가 이용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조그마한 충격에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계재무구조도 악화돼,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3월말 기준 145.6%로 빠르게 상승했다. 박 교수는 “경기회복세가 지연되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 가계 재무구조는 계속 더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사태가 심각함에도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지 않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기업금융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금융 위주로 변화하면서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가져왔다.

이는 김대중 정부 이후 모든 정부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속 이어져왔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임기 중 고통스러운 가계부채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경기부양을 위해 가계부채 확대를 적극 용인하고 다음 정권에 이 문제를 넘겨왔다”고비판했다.

그는 “지금 가계부채 문제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터질 가능성이 큰 시한폭탄”이라며 “결단을 해야할 시간이 임박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궁극적인 가계부채 해결책은 가계부채 증가세보다 가처분 소득 증가세를 더 높여 가계의 재무적 상환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가 돈을 풀어 부동산 가격상승을 용인하는 경기부양 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거품 해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가계부채 규모를 축소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조건의 장기대출, 즉 적격대출 비율을 늘려나갈 수 있는 유인 방안을 마련해 가계부채의 질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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