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관리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는 움직임까지 있을 정도로 한국의 보건의료 관리시스템는 다른 선진국의 모델과 달리 독자적으로 구축해 온 것으로,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보건의료 관리시스템은 우수성을 인정받는 반면에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인정요건에 대해서는 역주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건강보험제도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법률에 의해 강제 적용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회보장제도다. 건강보험제도의 목적은 국민의 질병ㆍ부상에 대한 예방, 출산ㆍ사망 및 건강 증진 등에 보험급여를 실시, 국민건강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을 증진하는 것이다.
피부양자의 자격인정기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 피부양자의 자격은 일정한 부양요건과 소득요건을 갖추도록 돼 있다.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피부양자의 자격으로서 ‘형제자매’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은 ‘미혼’일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이혼한 경력이 있는 사람과 사별한 경우에 ‘미혼’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미혼의 사전적 의미는 ‘아직 결혼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결혼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미혼’에는 해당하지 않게 되지만, 건강보험제도는 사회보장제도의 제도적 취지를 살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 9월 30일까지는 이혼한 경력이 있는 형제자매의 경우에도 소득이 없는 경우 피부양자로 인정, 소득이 없어 생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형제자매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 혼인관계가 종료되지 않은 상태로 간주, 피부양자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별한 사람들은 이혼한 사람들과 비교하여 똑같이 소득이 없는 경우에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같은 차별행위는 사별해 소득이 없는 형제자매들의 평등권이 침해되는 차별행위로 인정해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건강보험공단은 내부 자격관리지침을 변경했고, 2015년 10월 1일부터는 누구든 결혼한 이력이 있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사별한 형제자매의 경우에도 소득이 없는 경우 이혼한 자와 동등하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라는 취지로 제도 개선을 요구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은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들의 무임승차일 뿐이므로 그 자격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으로 변경했고, ‘결혼한 이력이 없는 형제자매’만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받도록 한 것인데, 건강보험공단에서 ‘미혼’의 사전적 의미대로 방침을 변경한 것이 과연 정당한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에서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가 배우자와 이혼한 경우뿐 아니라 사별한 뒤에 보수나 소득이 없어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문제점을 인식했으나, 법안 통과는 요원하다.
건강보험공단의 시스템이 우수성을 인정받더라도, 건강보험공단이 건강의료보험 혜택이 필요한 국민의 입장에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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