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전문가’여인홍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신임사장…“농식품 수출확대 ‘D-100 프로젝트’ 총력전·中 영유아 식품시장 프리미엄 승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여인홍 신임사장은 30년 넘게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근무하고 차관을 역임한 뒤 지난 4일 취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농정 전문가로서, 특히 과장-국장-실장을 오롯이 유통분야에서 뛴 경험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의 장기가 제대로 빛을 발할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구나 aT는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반세기에 걸쳐 우리 농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온 중추 기관의 수장이 된 여인홍 사장을 만나 소감과 희망, 변화와 개혁, 그리고 과제와 비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중국 영유아식품 시장 프리미엄으로 승부
여인홍 사장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으로 지난 주 중국 상하이를 택해 ‘K-푸드 프로모션’을 진두지휘했다. ‘2016년 중국 영유아용품 박람회’에 참가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영유아식품 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돌아왔다. 한국관은 총 29개 부스에 24개 업체가 유아용 스낵, 음료, 소스 등 영유아용 식품을 패키지로 전시해 호평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의 유아식품 시장규모는 1335억 위안, 우리돈으로 22조원 대에 이릅니다. 2010년 이래 연평균 15% 이상씩 증가합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1가구 2자녀 정책을 내놓았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매년 300만명 이상 신생아가 추가로 태어나 연간 신생아 수는 1700만 명에 이릅니다. 상품 하나 잘 되면 대박은 문제없습니다. 중국은 아들을 ‘소황제’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프리미엄 영유아 식품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중국내 가짜 분유 사건이나 영유아용 제품 하자로 양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한국산 유아용 분유는 9400만달러 상당으로, 전체 2억9000만 달러의 3.2% 수준이다.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아시아 분유가 동양인 체질에 잘 맞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이 프리미엄 분유를 앞세워 중국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번 박람회 기간에 대중국 온-오프라인 마케팅 강화를 위해 ‘2016 K-FOOD 뉴비즈 프로모션데이’행사를 개최했는데 큰 성과가 기대됩니다. 영유아식품 팝업스토어를 열어 연말까지 운영하고, 중국 항저우, 청뚜, 쿤밍 등 105개 영유아 전문숍에 우리 분유, 유아용 스낵, 음료 등 80여제품을 패키지로 입점해 판촉ㆍ홍보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모바일 창구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에 한국식품 전용 쇼핑몰 ‘한식왕(韓食王)’을 개통했습니다. 파워블로거인 대리상을 활용해 SNS 판매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우리 농식품업체 18개, 약 500여종의 제품이 판매될 겁니다.”
그의 전언대로 ‘위챗’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용자 수는 8월 현재 8억6000만명으로, 모바일 결제 가입자 수만도 3억명대에 이른다. 사용자 중 18~25세가 45%, 26~35세가 41%인 것도 강점이다. 중국 모바일 쇼핑시장은 지난해 기준 378조원대로, 2018년에는 900조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중소식품ㆍ외식업체 경쟁력 강화 매진
때가 때인지라 aT 사장 앞의 과제가 만만찮다. 전방위 시장개방,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농식품 산업이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 수출ㆍ유통ㆍ수급ㆍ식품분야 등 공공기관 aT 고유의 농업정책집행 기능의 강화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aT가 공기관으로서 기본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안전한 농식품을 국내외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aT의 각 사업간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합니다. 우선 농수산물의 수급안정과 유통구조 개선 기능을 강화하고 아울러 수급관리 종합시스템 고도화해 가격ㆍ출하ㆍ작황 대책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적기 수급판단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직거래법 시행에 따른 직거래 인증제도 도입, 사이버거래소 등 온라인거래, 로컬푸드 확산 등 신유통의 내실화도 조기에 이뤄내겠습니다.”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해외 사업 경쟁력 강화도 주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aT는 중국, 동남아, 중동 등 미래 핵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권역별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중국 칭타오에 물류센터를 세우는 등 현지 수출물류 인프라 구축을 강화할 겁니다. 특히 식품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국산 농산물 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중소 식품ㆍ외식업체 경쟁력 강화 지원, 쌀 가공식품 산업 육성 등 식품 산업에서의 공사의 역량을 확대하겠습니다.”
수출 부진 속 농산물 수출은 꾸준히 증가
지난해부터 국가 수출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농산물 부문은 꾸준히 증가세다. 농식품 수출은 9월말 기준 6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했다. 9월말 현재 전체 수출은 동기대비 8.5% 감소한 3632억 달러인데 비해 농식품 수출은 2005년 34억달러에서 지난해 80억 달러로 최근 10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농산물 수출이 국가 전체 수출에 이바지하려면 aT의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다고 여 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더 확대해야죠. 다행이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악조건에서도 농식품산업의 수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습니다. 이제 수출효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혼연일체가 돼 매진할 겁니다. 농식품부와 aT는 현재의 수출 호조세에 만족하지 않고 연말까지 수출 두자리 수 증가를 위해 ‘농식품 수출확대 D-100일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aT의 국내외 조직을 활용해 수출 동향 모니터링, 현장 애로 해소, 바이어 밀착관리 등 연말까지 총력 매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농식품의 소비 붐 조성을 위해 K-Food 페어, 박람회 등 현지 마케팅도 확대할 겁니다.”
특히 여 사장은 우리 식품의 가공산업을 주목한다. K-Food 페어는 당초 4개국 4개 도시에서 7개국 9개 도시로 확대하고, 박람회는 당초 9개 도시, 170개 업체에서 9개 도시, 290개 업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체험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삼계탕, 쌀, 김치, 유제품, 포도, 인삼, 딸기, 소고기, 전통주 등 9개 품목에 대해 추가 사업을 발굴 중이다. 최근 상하이 영유아용품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텐진, 다롄, 칭타오, 충칭 등 주요도시 100개소에 영유아 식품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11월에는 도쿄 ‘막걸리 페스티벌’ 연계해 신주쿠 막걸리 팝업스토어 홍보 등에 나선다.
복마전 농산물 유통개혁 반드시 성공해내야
농산물의 유통구조는 개혁 대상으로 지목돼 온지 오래다. 산지농산물이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산지수집상, 도매상, 소매상 등 5~7단계를 거치다보니 유통비용이 전체 농산물 가격의 45%를 차지한다. 도매시장(53%)과 대형유통업체(31%)를 통해 주로 유통되며, 농협판매(12%),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4%)는 미미한 수준이다. 농식품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과감히 고쳐나가겠다는 여 사장이다. “농산물의 특성 상 가격에 비해 부피가 커서 물류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고, 최근 소비자의 식품안전 요구, 소포장 등 상품화 확대, 인건비·물류비·임대료 등 비용 상승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유통비용 증가는 일정부분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aT는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 중심의 유통 이외에도 로컬푸드직매장, 사이버거래소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 소비자가 최적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유통경로 간 경쟁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신유통 경로 확대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이의 일환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미 직거래 대표모델로 자리 잡아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다. 생산자가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포장ㆍ 진열하고 당일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장점이 소비자의 호감으로 이어져 전국 직매장은 2013년 22개에서 1년만에 71개로 늘더니 올해 6월 현재 126개에 이른다. 매출액도 2013년 700억원에서 작년에 2000억원대를 넘어섰다. 놀라운 신장세다.
사이버거래소도 2012년 거래액 1조원 달성 이후 2년 만에 2조원을 넘어서면서 대안 유통경로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양재동 aT센터 지하에 1인 미디어 시대에 부응해 농식품의 1단계 유통 플랫품인 ‘스마트 스튜디오’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 제품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제작해주고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전파해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농산물 수급안정 위해 배추ㆍ무 계약재배 시작
농산물 수급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은 농가의 최대 관심사다. aT는 올해 새롭게 계약재배사업을 시작했다. 사실 농산물은 기후급변 등 현실적으로 수급 불안정성이 상존한다. 농산물 수급안정은 정확한 수급정보 확보, 효과적 분산, 그리고 비축, 방출 등 실물사업이 적기에 추진돼야 달성할 수 있다. “지난 8월부터 aT는 농산물 수급안정 기능을 강화해 가격 변동폭이 큰 배추ㆍ무에 대한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시작했는데 공급자(산지유통조직)와 수요자(김치제조기업) 간 사전계약을 통해 물량과 가격을 미리 정해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 골자입니다. 일부물량은 상시비축과 연계 수급조절물량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aT가 올해 채택한 계약재배 규모는 배추 16000t, 무 4000t 등 2만t에 이르고, 공급자는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이고 수요자는 대광F&G, 대상FNF, 이킴, 한성식품, 한울 등 김치제조기업이다.
공기업 초보 사장으로서 각오를 묻자 답변이 호쾌하다. “해봐야죠. 무엇보다도 우리 농업의 최대 현안인 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시장 개척, 농산물 유통개혁, 농가 소득증대 등의 해법 도출을 위해 30년 이상의 농업분야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있는 힘 이상을 쏟아낼 작정입니다. 잘 지켜봐 주십시요.”
hchw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