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 부진 속에서도 한국이 경제성장 측면에서는 나름 선방하고 있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높아졌고, 특히 실업률이 오른 7개국 가운데 세번째로 높아 고용 측면의 ‘성장의 질’이 최악을 기록한 것이다.
21일 OECD 집계에 따르면 35개 회원국의 실업률은 올 2분기 평균 6.3%로 작년 4분기의 6.6%에 비해 0.3%포인트 개선됐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국가 대부분과 미국, 일본 등 28개국의 실업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은 같은 기간 실업률이 3.5%에서 3.7%로 0.2%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상승률은 같은 기간 실업률이 0.4%포인트(6.2%→6.6%) 오른 남미의 칠레와 0.3%포인트(6.3%→6.6%) 오른 발트해 연안국가 에스토니아에 이어 세번째 높은 것이다. 주요국의 실업률 변화를 보면 독일이 4.7%에서 4.3%로 0.4%포인트 낮아진 것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대부분 0.1~0.3%포인트 개선됐다.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실업률이 20%대로 급등했던 그리스와 스페인 실업률도 1%포인트 안팎 낮아졌다.
주요 7개국(G7) 평균 실업률은 같은 기간 5.6%에서 5.5%로 0.1%포인트 낮아졌고, OECD 35개 회원국 전체 평균은 6.6%에서 6.3%로 0.3%포인트 개선됐다.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로존 19개국 실업률도 10.5%에서 10.1%로 0.4%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실업률이 높아진 국가는 모두 7개 국가였다. 실업률이 각각 0.4~0.2%포인트 오른 칠레와 에스토니아, 한국이 상승률 1~3위를 차지했고, 이외에 터키, 노르웨이 뉴질랜드, 덴마크 등 4개국은 각각 0.1%포인트 전후의 미세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고용사정이 상대적으로 악화된 것은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 측면에서 선진국들을 크게 웃돈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올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OECD 평균이 0.4%와 0.3%에 머문 반면, 한국은 이보다 높은 0.5%, 0.8%를 기록했다. 상반기 평균적으로 한국이 OECD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한국의 고용사정은 오히려 거꾸로 뒷걸음질친 셈이다.
이는 우리경제와 산업ㆍ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 대외 환경변화에 취약한데다 수출과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을 지속한 것이 이런 현상을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고 미래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이젠 ‘고용없는 성장’이 아니라 ‘고용축소형’ 성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올 3분기부터는 조선과 해운 등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고용의 핵심인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어 고용상황은 더욱 악화된 상태다. 때문에 취약한 고용시장을 개선할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