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치료 거부” “비방 참을 수 없어” 소송전 예고
-유족 측 “고인과 유족에 대한 비방글에 법적 조치할 것”
-오는 8일 서울시내에 1만명 규모 대규모 추모집회 예정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진 끝에 숨진 고(故) 백남기 씨를 둘러싸고 유족 측과 일부 보수단체가 서로 고발과 고소를 예고하는 등 논쟁이 소송전으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수단체 쪽에서 백 씨 유족을 살인 혐의로 고발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유족 역시 비방성 게시물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의 장기정 대표는 백 씨의 자녀인 백도라지 씨 등 3명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장 대표는 “백 씨 등이 아버지가 적극적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 치료를 거부했다”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오는 11일 숨진 백 씨의 세 자녀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유족을 향해 “부친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자녀의 당연한 의무를 해태한 것으로, 이는 반인륜적인 행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유족에 대한 비난은 숨진 백 씨의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가 “유족이 연명치료를 원치 않아 최선의 진료를 받지 못해 ‘병사’로 사인을 기재했다”고 발언하면서 더욱 격화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족이 백 씨를 죽였다는 내용의 비방 게시물이 계속되고 있다. SNS에는 ‘물대포를 맞은 농민의 화려한 정체’라는 이름의 비방성 게시물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 씨의 유족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어 법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치하겠다”고 했다. 투쟁본부는 이날 인터넷에 “고인과 유가족을 모독하고 음해하는 모든 자료를 법정에서 쓰일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을 통해 모아 달라”고 호소문을 게시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최근 SNS를 통해 고인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 유포되고 있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었다”며 “관련 자료를 취합해 곧 법적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고 추가로 비방글 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여론의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는 오는 8일 서울 시내에서 1만명 규모의 추모 행진을 기획한다고 발표했고, 일부 보수단체는 맞불집회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모두 대규모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혹시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