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우리나라 노인들은 생계를 위해 늦게까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을 차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노인 인구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데다 기대수명까지 길어지고 있지만 국민연금 등 연금체계가 제대로 갇춰지지 않아 이들이 경제활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수부문 조사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수는 2010년 536만명에 비해 2.2%(121만명)증가한 67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인구 5107만명의 13.2% 수준에 달한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3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3.8%)의 두 배를 넘었다.

특히 2014년 기준으로는 고용률 31.3%로 34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3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OECD 평균 13.4%의 2.3배에 달했다. 더구나 75세 이상 고용률은 19.2%로 비교 가능한 24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은 4.8%로 한국의 4분의1 수준이었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 고령층의 고용률은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65세 이상의 경우 일본은 20.8%, 영국은 10.0% 수준이었고, 독일(5.8%), 프랑스(2.3%)는 한 자리대에 머물렀다. 75세 이상 고용률을 보면 일본 8.2%, 영국 2.6%였고 프랑스 0.4%에 불과했다. 한국 외에 75세 이상 고용률이 두자릿수인 곳은 2위인 멕시코(15.7%)뿐이었다.

이처럼 노인층 고용률이 높은 것은 연금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노후 대비가 부족해 은퇴 후에도 일을 해야 하는 노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연령대(15∼64세) 이후엔 연금소득으로 살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직장에서 은퇴해 소득절벽에 내몰린 노인들이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의 일자리가 폐지 줍기 등 질 낮은 것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2014년 기준 전체 취업 노인의 4.5%인 8만1962명이 폐지 줍는 일을 했다. 폐지 줍는 노인 10명 중 8명은 월 소득이 30만원을 밑돌았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령층의 경우 생계를 책임져야 해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지만 일자리 질이 열악한 상태”라며 “연금체계 등을 손질해 노인들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에 기댈 수 있도록 사회안정망을 갖추는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