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달 아래 깊어가는 가을밤, 600년의 역사를 지닌 경복궁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경복궁 야간 특별 관람이 지난 24일 시작됐다.
이번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은 ‘몽유, 꿈길을 걷다’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영제교에서 궁과 외부 세상을 연결하는 공간을 디지털로 구현했다. 디지털 기술로 생명력을 얻은 조선시대 영물들이 영제교 바닥에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 근정문을 지나는 동안 마치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국보 제224호인 경회루에선 융복합 공연인 ‘향유, 나누어 누리다’가 진행된다.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같은 다양한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 퍼포먼스가 국악, 전통무용과 한바탕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경복궁은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이었다. 다사다난했던 조선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북쪽엔 북악산이 자리잡고 있고 정문(광화문) 앞으로는 넓은 육조거리(지금의 세종로)가 펼쳐진다. 당시 한양(서울) 도시 계획의 중심이기도 했다. 1395년(태조 4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했고,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해 불탄 뒤 법궁의 역할을 창덕궁에 넘겨주었다가 1865년(고종 2년)에 흥선대원군의 명으로 중건됐다. 궁궐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왕과 관리들의 정무 시설, 왕족들의 생활 공간, 정원 등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훼손됐다. 조선총독부는 근정전 같은 극히 일부 중심 건물만 남고 많은 전각들을 허물고 거기에 새 건물을 지었다. 정부는 1990년부터 대대적인 복원 사업을 추진하며 총독부 건물을 철거했고 흥례문 일원을 복원했다. 가을밤 도심속 조선의 으뜸 궁궐인 경복궁에서 왕실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은 다음달 28일까지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매주 화요일엔 공개되지 않는다. 관람료는 3000원. 이 기간 매일 4회씩 총 120회의 공연이 열린다. 한복을 차려입고 야간개장을 방문하면 관람권을 예매하지 않아도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은 동반자 1인을 포함해 1일 100명(각각 50명씩) 선착순 입장으로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사진·글=이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