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닭값, 반년 만에 37.7% 하락
요지부동 치킨값에 칼 빼 든 정부
조류독감 반복·높은 가격변동 한계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비용 살펴야”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의 육계 납품가격이 최근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불안했던 닭고기 수급이 안정되면서다. 다만 떨어진 육계 가격이 치킨값을 끌어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신선육 가격은 최근 하락세다. 본사 차원의 인하 결정은 아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가격을 내린 건 아니다”라며 “납품가격이 육계협회 시세와 연동이 되다 보니 가격이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전날 9~10호 육계의 ㎏당 가격은 3308원이다. 고병원성 AI로 수급 불안이 고조되며 지난 3월 기록한 최고가(5308원)보다 약 37.7% 떨어졌다. 지난 동절기 육계 농가 피해가 회복된 영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0월 육계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약 5.3% 늘어난 6914만~7047만마리, 11월에는 3.7% 늘어난 6485만~6612만마리로 전망했다.
육계 시세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이 “(치킨 가격을)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힌 뒤 일주일 만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치킨 가격 담합 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육계 가격 하락이 치킨값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다가오는 동절기에 반복될 고병원성 AI가 변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AI 전파 가능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의 국내 철새도래지 관찰 수는 전년 대비 2.9배 증가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유럽 등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검출 건수는 올해 1~8월 295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이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방역 대응에 나섰다.
육계 가격 자체의 변동성도 크다. 9~10호 육계는 하락세가 이어지던 지난 9월 말 3308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 초 한때 3923원까지 급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세가 달라지다 보니 정해진 가격 상한선 안에서 매장별 구입 시점에 따라 납품가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에는 육계 수급 불안과 중동전쟁에 따른 물류비 증가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BBQ, bhc, 교촌치킨 등 주요 프랜차이즈 3사는 가격을 동결했다.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매장·배달 가격에 차등을 두는 이중가격제 확산도 본사의 가격 결정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년 오르는 인건비와 물류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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