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질의보다 정쟁으로 고성·파행

레버리지ETF·부동산 등 이슈 실종

與, 잇단 공세에 방어 철옹성 구축

‘한방’ 없는 野…수적열세에 무기력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 등 각급 법원장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 등 각급 법원장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

지난 6일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가 3주차를 앞두고 반환점을 돈 가운데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날카로운 검증은 사라지고 여야 간 공방전과 막말만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진영 대립이 어느 때보다 심화한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 이슈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2년차에 대한 국정감사는 지난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피감기관은 작년 대비 36곳이 늘어나 총 846곳에 달한다.

국감 시작일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국감·정책국감·책임국감’을 내세워 정부와 여당이 제 역할을 하는 국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이재명 정권의 10대 정책 실패’를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책 질의가 줄어들고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막말로 얼룩지는 경우가 반복되는 형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3일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여야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주 의원이 신상발언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황제 골프’와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했더니 민주당이 단체로 발작 버튼이 눌렸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김건희가 시켰나”, “쇼츠 잘 찍고 있나” 등 목소리를 높이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큰 소란이 빚어졌다.

이번 국감 정국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 공세에 전방위로 방어진을 구축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서는 집중타격을 가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6일 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는 만큼 모든 방안과 경로를 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가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한 의원 딸의 이른바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서도 김문수 의원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 의원을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감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안을 발의하는 순간 이 대통령은 ‘데드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한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제 가족에 대한 허위 공격을 되풀이하는 야비한 정치깡패식 행태를 벌이고 있다”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른바 ‘결정적 한 방’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회 내 수적 열세로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국감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독단적인 회의 운영과 고의적인 파행유도, 핵심 인사 증인채택 거부, 국정감사 대상 기관의 부실한 자료제출과 무성의한 답변으로 역대 최악의 국정감사가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각 상임위에서 목소리를 세게 내고 있지만 상임위원 숫자에서 밀리다 보니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목소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남은 기간 현장감사와 종합감사 등 이슈 파이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감 정국과 관련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가) 정치적 공방에 지나치게 매몰되고 진영 간 대립이 더욱 심화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망신을 주거나 호통을 치는 일들이 이전보다 더 늘고 있다”면서 “국감 본연의 목표나 수준 등 이런 지점들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훨씬 많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9일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5대 은행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등 최근 금융권의 AI(인공지능) 해킹 사고와 관련 집중 질의를 예고하고 있어, 3주차 국감의 핵심 이슈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양대근·이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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