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고 있는 LIV 골프가 파산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사진은 2026시즌 개막전 장면. [사진=LIV 골프]
자금난을 겪고 있는 LIV 골프가 파산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사진은 2026시즌 개막전 장면. [사진=LIV 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LIV 골프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미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9일 미국 골프위크와 골프다이제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LIV 골프는 최근 미국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정식 신청하고 부채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회생 계획안을 제출했다. 2022년 출범 이후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아성을 위협했던 ‘골프 머니게임’이 4년여 만에 법정관리라는 파국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신청서에 따르면 존 람(스페인)과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를 포함한 LIV 골프의 주요 간판선수들이 거액의 계약금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안된 구조조정 계획에 따르면 런던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운용사인 BC 파트너스가 LIV 골프가 규정한 이른바 ‘자본 재조정’을 통해 2027년 리그 복귀를 위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이 계획은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BC 파트너스는 LIV 골프 소속 선수 상당수의 에이전시를 맡고 있는 ‘GSE 월드와이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러나 해당 자금 지원이 단순 대출 형태인지, 추가 투자자 유치에 의존하는지, 또는 일정 수 이상의 선수가 잔류하는 조건부인지 등 BC 파트너스의 확약 성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LIV 골프 스콧 오닐 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절차는 역사적인 거래를 추진하고, 팬 중심이자 혁신적인 선수 우선 소유 모델을 구축하며 글로벌 골프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 잡을 LIV 골프의 다음 장을 열기 위한 체계와 시간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LIV 골프의 미래와 눈앞의 기회, 그리고 이를 실현할 사람들을 깊이 신뢰한다. 선수들과 LIV 골프 팀, 이사회, BC 파트너스, 그리고 전 세계 파트너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 절차로 인해 LIV 소속 선수들은 기존 계약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다른 리그로의 복귀나 이적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앞서 골프다이제스트는 올해 초 복수의 LIV 소속 선수 에이전트들이 복귀 가능 경로를 모색하기 위해 PGA 투어 및 DP 월드 투어와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출범 5년 차를 맞은 LIV 골프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한 이후 수개월 전부터 예견되어 왔다. 또한 LIV 골프가 남아있던 직원의 대부분을 해고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루어졌다.

LIV 골프는 미시간주에서 예정되어 있던 최종전을 취소하고 8월 말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2026년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이러한 조기 종료는 리그의 재정난과 미래에 대한 의문이 수개월간 지속된 끝에 나온 결과였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파산보호 절차 진행 중에도 LIV 골프의 운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약 5,000만 달러 규모의 ‘DIP 금융(파산기업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LIV 골프가 법정관리 절차를 성공적으로 졸업하면 BC 파트너스와 기타 잠재적 투자자들이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PIF는 지난 4월,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 해외 투자를 줄이고 자국 내 프로젝트로 자본을 전환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LIV 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란과의 지역 분쟁에 따른 경제적 파장 역시 사우디 국부펀드의 자산 운용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

2021년 출범부터 올해까지 이른바 ‘스포츠워싱(Sportswashing)’ 실험에 투입된 자금은 약 50억~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LIV 골프의 설계자이자 리그 이사회 의장이었던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자금 지원 중단 결정 이후 사임했다.

LIV 골프의 재정난은 선수 미지급금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러 하청업체가 용역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리그는 프리미어 골프 리그(PGL)로부터 신의성실 위반 및 불법 음모 혐의로 소송을 당한 상태다.

LIV 골프가 선택한 챕터 11은 기업 청산이 아닌 법원 관리하의 ‘채무 재조정 및 사업 정상화’ 절차다. 신청 즉시 채무자의 모든 자산에 대해 강제집행, 가압류, 채권 추심 및 외주업체들의 용역 대금 청구 소송이 전면 동결된다. 또한 최소한의 리그 운영을 위해 긴급 운영자금(브릿지 론)을 차입하며 법원에 최우선 변제권 승인을 요청하게 된다.

아울러 연방파산법 제365조를 활용해 기존의 불리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존 람(스페인)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 간판선수들의 수억 달러 규모 잔여 계약금을 백지화하고 이를 ‘일반 무담보 채권’으로 전환하려는 핵심 카드다.

LIV 골프 측은 선수들에게 미지급금 1달러당 수 센트에 불과한 헐값 변제안과 함께 현금 대신 신설 법인의 지분을 나눠주는 ‘선수 주주 중심 모델(LIV 2.0)’을 제시했다. 동시에 이미 본사 인력의 90% 이상을 감원하고 대회 수를 10개 안팎으로 축소하는 등 슬림화에 착수했다.

향후 법원은 공식 무담보 채권자 위원회(UCC)를 구성해 회생계획안 투표를 진행한다. 선수단 등 채권자 조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법원 직권으로 회생안을 강제 인가할 수 있으나, 계획안이 최종 부결되거나 신규 투자금 유치에 실패할 경우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챕터 7(청산) 절차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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