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추정치 안 꺾였는데 주가만 하락”…韓 ETF 선행 PER 5.17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15조원→10분의 1 수준 급감

기관·외국인·개인 동반 매도는 부담…美 고배당 SCHD·에너지 XLE 주목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TF 미식기행’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송하준 기자]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TF 미식기행’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송하준 기자]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급락한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바닥권까지 내려왔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이익 전망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주가만 크게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6~7월 증시 급등락을 키웠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도 고점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 당분간 당시와 같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증시는 PER로 보면 지금 바닥까지 내려와 있다”며 “이익 추정치는 전혀 꺾이지 않았는데 주가만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더멘털로 보면 PER은 바닥권이고 어닝 모멘텀은 여전히 좋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가별 ETF를 비교한 결과 한국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의 선행 PER은 5.1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4배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5%였지만 1년 수익률은 155.1%에 달했다. PER 이격도는 ‘바닥’ 수준으로 평가됐다. 주가가 크게 조정받은 것과 달리 이익 전망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도 주가와 실적 전망이 엇갈렸다. 박 연구원은 “6~8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계속 이익 추정치를 올렸다”며 “이익을 보면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싸고 돈도 많이 잘 버는데 주가는 크게 빠졌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과 반도체 업종의 이익 개선세가 이어져 주식이 다른 자산보다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6~7월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영향도 크게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고점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직후인 6~7월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 연구원은 “6~7월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합산 일평균 약 15조원 거래됐는데 최근 일주일 데이터를 보면 당시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당분간 그런 변동성 장세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급증하면 시장조성자의 헤지 과정에서 기초자산 매매가 늘면서 주가 변동성도 커진다. 주가가 떨어질 때 시장조성자의 추가 매도가 이어지면서 낙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박 연구원은 이를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구조”라며 “지금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 매매를 많이 하지 않아 그런 압력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이익 전망과 수급이 엇갈리는 점은 부담이다. 이익수정비율이 개선되는 가운데 기관·외국인·개인은 모두 순매도로 돌아섰다. 박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수급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주식 60%·채권 40% 자산배분에서 채권 비중을 낮춰 주식 60%·채권 30%·대체자산 8%·디지털자산 2%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주식형 ETF 가운데서는 미국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SCHD)’를 선호 상품으로 꼽았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할 상품으로는 미국 에너지주에 투자하는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를 제시했다. 헬스케어 ETF(XLV)와 바이오텍 ETF(XBI)도 선호 목록에 올렸다.

박 연구원은 “미국 배당주의 상위 3개 업종은 에너지와 헬스케어, 필수소비재인데 현재 모두 주도 업종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을 모아놓은 배당주 ETF를 현재 최선호 지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배당주가 국내 배당주와 달리 헬스케어와 에너지 비중이 높아 방어력과 상승 모멘텀을 함께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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