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멕시코서 ‘멕시코’ 지운 지도 게시

백악관도 공유…실제 개명 추진 여부는 불분명

온타리오호 이어 또 지명 변경…美 여론도 반대

대통령 단독으로 주 이름 변경 불가…절차 없어

[트럼프 트루스소셜]
[트럼프 트루스소셜]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멕시코주의 이름을 ‘뉴아메리카(New America·새로운 미국)’로 바꾼 듯한 지도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백악관도 해당 이미지를 공식 계정에 공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변경 행보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주 이름을 변경하려는 정책인지, 상징적인 게시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뉴멕시코주 지도를 올렸다. 지도에는 ‘New Mexico’에서 ‘Mexico’라는 단어가 빨간색 선으로 지워지고 ‘America’로 대체돼 있었다. 이를 그대로 읽으면 주 이름이 ‘New America’가 되는 셈이다.

백악관은 이후 공식 엑스(X) 계정에 같은 이미지를 재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모두 별도의 설명을 달지 않았으며, 해당 게시물이 실제 정책 제안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온타리오호의 미국 연방정부 차원 명칭을 ‘아메리카호(Lake America)’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은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에게 지명정보시스템(GNIS)에 새 명칭을 반영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구글과 애플도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도 표기를 변경했다.

온타리오호는 미국과 캐나다가 공유하는 호수다. 미국 연방정부가 사용하는 명칭을 변경하더라도 캐나다나 다른 국가의 공식 명칭까지 바꾸는 효력은 없다. 캐나다는 기존 명칭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도 개명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63%가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데 반대했고, 찬성은 14%에 그쳤다.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 속에서 추진된 지명 변경이 미국 내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초반에도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알래스카주의 북미 최고봉 데날리 명칭도 매킨리산으로 되돌렸다. 이번 뉴멕시코 지도 게시물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의 역사와 지리적 명칭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뉴멕시코주의 경우 호수나 만과 달리 대통령이 행정명령만으로 이름을 바꿀 수 없다. 미국 대통령에게는 주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권한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도 뉴멕시코주 개명을 위한 공식 절차를 발표하지 않았다.

뉴멕시코라는 이름은 미국의 주가 되기 수 세기 전부터 사용됐다. 스페인 탐험가들은 1500년대 후반부터 이 지역을 ‘누에보 멕시코(Nuevo México)’라고 불렀다. 1848년 미국에 편입된 이후에도 명칭이 유지됐으며, 1912년 1월 6일 미국의 정식 주로 승격됐다.

뉴멕시코는 현재 민주당 소속 미셸 루한 그리샴 주지사가 이끌고 있으며, 연방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3명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백악관과 뉴멕시코 주지사실은 이번 게시물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