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자 “韓 개입 직접 침략·전쟁 참여 간주”
P-8A·EOD, 150명→50명…국회 동의 이달 전망
[헤럴드경제=전현건기자] 우리 군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전력으로 군수지원함·해상초계기·폭발물처리반(EOD)을 마련했지만 정부는 군수지원함을 빼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부담과 지원함 자체의 방어력·정비 문제가 겹친 결과로, 파병 규모도 당초 거론되던 150명 이상에서 50명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이란 파르스통신과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등에 따르면 이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 당국자는 안보·정치를 담당하는 고위급 인사라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호르무즈해협의 불안정을 초래한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를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침략전쟁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인 군사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정부는 군수지원함을 파병 전력에서 제외하고 병력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진전 없는 한미 안보 협상 등을 감안한 조치로, 국익 차원에선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되 파병될 군 자산과 이란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 EOD는 현지에 파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군이 보유한 군수지원함은 모두 4척이다. 천지급 3척은 진수한 지 30년이 넘었고, 그나마 최신형인 소양급 1척도 취역 10년 차다. 속도는 구축함보다 20% 이상 느리고 변변한 무장이 없어 방어력이 약한 편이다.
특히 소양급은 최근 엔진과 발전기 계통에 이상이 생긴 상태여서, 호르무즈 해협 작전 중 고장이라도 나면 적진 한복판에서 수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병 규모는 당초 ‘150명 이상’에서 군수지원함 승조원 100명이 빠지면서 초계기 승조원·정비 인력 20~30명, 폭발물처리반 20~30명을 합쳐 ‘약 5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군수지원함 없이 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만 파병되면 외국군과의 연합작전이 불가피하다. 초계기는 서방국가들이 공통으로 쓰는 데이터링크로 탐지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폭발물처리반은 외국 해군 소해함에 승선해 기뢰 제거 연합작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파병 전력 구성이 조정되더라도 국내 절차는 달라지지 않는다. 해외 파병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의결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며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파병 동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청와대는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공개 압박 이후 실무 부처 차원의 준비는 구체화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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