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게이트 통과 ‘1초’, 치어풀 생성까지 ‘30초’
실제 목소리 구현해 베테랑 아나운서 공백 메우기도
KT “AI 서비스 운영 고도화, 새로운 스포츠 문화 만들 것”
[헤럴드경제=고재우·이준영 기자] 지난 3일 오후 5시30분께 찾은 경기 수원시 KT 위즈파크. 한국프로야구(KBO) 인기 팀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마법사) 경기가 예정된 날인 만큼, 경기장 앞은 약 1만명이 넘는 야구팬들로 가득 찼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시작되겠구나’라고 느낄 때쯤, 입구 한쪽에서는 대기 줄이 빠르게 줄었다. 한 여성 팬이 안면인식 기기를 바라보자 1초 만에 출입구가 열렸다. 시즌권을 이용 중인 팬이 선 자리는 입장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종이는 물론, 모바일 입장권 ‘QR 체크’도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면인식을 통해 입장이 이뤄진 곳에서는 암표도 소용없었다. KT는 안면인식 기기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입은 미래형 야구장 KT 위즈파크 경기장이 관광객들을 맞았다. KT 위즈파크 곳곳에서 AI가 적용된 기술이 눈에 띄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kt AI 치어풀 부스에 한 무리의 사람이 몰렸다. ‘치어풀(응원 팻말)’을 만드는 공간에 선 한 여성이 “kt 위즈 올해 우승 가자”라는 문구를 입력한 뒤,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기기 화면에 “AI 이미지 생성 준비 중”이라는 문구가 나타나더니, 이윽고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인 배경 위 큼지막한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가 출력됐다.
여성이 문구를 넣고, 치어풀이 출력되기까지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KT위즈파크 경기장 안에 들어서자 장내 아나운서 박수미 씨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지난 12년간 KT 박씨가 출산으로 두 달간 현장을 떠났었기 때문이다.
KT는 박씨의 공백을 ‘AI 보이스’ 아나운서로 메꿨다. AI 보이스는 자사의 자체 음성합성 기술 ‘KT TTS 2.0’에 사람의 실제 음성을 학습시켜 음성을 생성한다. 특유의 음색과 억양·발화 맥락까지 모두 반영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KT TTS 2.0은 상황에 따라 인물에 대한 표현 방식을 달리하고 전달하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한다. 선수 소개 때는 이름을 길게 끌고 끝음절을 높게 올리는 말투를 반영하는 식이다.
박씨는 “두 달가량 자리를 비웠는데도 AI 목소리가 워낙 실제랑 비슷하다 보니 내가 현장을 떠난 걸 몰랐다는 사람들이 많더라”며 “수준이 더 발전하면 내 자리가 아예 없어질 텐데 그 전에 복귀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KT는 이외에도 다양한 AI 기술을 경기 현장에 접목하고 있다. ▷선수의 얼굴과 음성을 학습한 ‘AI 휴먼’ ▷전광판용 AI 영상 콘텐츠 ▷안내 방송 AI 실시간 번역 ▷AI 로봇 배달 서비스 ▷팬들의 응원 동작을 인식해 시각 효과를 입히는 ‘동작 분석 팬캠’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경기장 입장부터 경기 종료까지 관람 전 과정에서 팬들이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KT는 KT 위즈파크에서의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AI 서비스를 운영·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동재 KT 스포츠마케팅 팀장은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팬들이 더욱 편리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경기 중 상시 운영하면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새로운 스포츠 관람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