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와 분쟁 재발시 英 지원 여부에 확답 피해
이란전 꺼내며 “호르무즈 석유 공급받으면서도 안 나서”
英 이민·에너지 정책에도 맹공…“재앙의 가장자리”
세우타 집단월경엔 “군사적 침공보다 나빠…나토 정신차려야”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 포클랜드 영유권 분쟁이 다시 무력 충돌로 번질 경우 전통적 동맹인 영국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 대신 이란 전쟁 당시 영국이 미국을 돕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영국 GB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를 향해 “당신의 나라는 많이 변했다”며 “당신들은 재앙의 가장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 오랜 영토 분쟁의 대상인 남미 영국령 포클랜드가 다시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영국 편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이란 전쟁 당시 영국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그는 “당신들은 석유의 상당한 비율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데도 나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당시 영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정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키어 스타머 당시 영국 총리가 작전에 투입할 함정이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포클랜드는 양국 간 대표적인 외교·안보 갈등 요인이다. 양국은 1982년 포클랜드를 둘러싸고 전쟁까지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사시 영국을 지원할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오랜 영토 분쟁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우군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통적인 동맹 관계보다 자신의 정치·외교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정부의 외교·이민·에너지 정책을 향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영국 정부가 미·영 합동 공군기지가 있는 인도양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려다 보류한 데 대해서는 “그것을 가져선 안 되는 사람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며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이민과 에너지 문제도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은 엄청난 이민 문제를 안고 있고 엄청난 에너지 문제도 안고 있다”며 “에너지 비용은 원래 그래야 할 수준보다 세 배, 네 배나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당신의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결국 당신들에게는 나라가 남아 있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까지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역외영토 세우타와 모로코 국경에서 벌어진 집단 월경 사태를 두고 “어떤 면에서는 한 국가에 대한 침공”이라며 “군사적 침공보다 더 나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빨리 정신 차려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의 불법 이민 대응이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승리를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평화 협상 타결 가능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지도자 사이의 적대감 수준이 그 전쟁이 끝나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평화 협상 타결을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