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시 9월 금리동결” 시사

워시 ‘인플레 경계론’과 온도차

10년물 국채금리 4.75%로 하락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고용 호조 상황이 이달에도 지속된다면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AP]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고용 호조 상황이 이달에도 지속된다면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8월 물가지표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물가가 다시 강해질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고용보다 물가에 더 큰 무게를 두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3일(현지시간) 월러 이사는 로이터 주최 화상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인 2%를 상당히 웃돌고 있다”면서도 “최근 지표들은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2주간 발표될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최근 물가 흐름에 주목했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모두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PCE 가격지수가 3.7%, 근원 PCE 가격지수가 3.3% 올랐다.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지만 월러 이사는 12개월 상승률보다 최근의 물가 흐름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2개월 상승률이 기업과 소비자에게 미친 실제 영향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이 수치들이 현재 인플레이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선의 지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물가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낸 케빈 워시 Fed 의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다.

워시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월러 이사 역시 ‘동결’에 못을 박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나올 물가지표가 예상과 달리 다시 강해질 경우 9월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군사적 충돌과 무역정책, 인공지능(AI)이 향후 물가와 경제활동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8월 지표에서 이러한 개선이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난다면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월러 이사는 9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고용보다 물가를 더 중요하게 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음날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 대해서는 “최근 우리가 봐온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다음 주 나오는 8월 물가지표에는 더 큰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진 만큼 8월 물가 흐름이 9월 FOMC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월러 이사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였다. 시장이 반영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앞서 약 60%에서 50% 안팎으로 낮아졌다.

미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3분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758%로 전장보다 2.6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 경계론을 앞세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월러 이사가 ‘물가 둔화가 이어지면 동결, 다시 강해지면 인상’이라는 조건부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 발표될 8월 물가지표로 더욱 쏠리게 됐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