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세금계산서·가공원가 계상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국세청은 3일 산불피해 복구사업 입찰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포착된 10개 산불피해 복구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경북 산불 등 최근 6년 동안 산불복구 공공 입찰에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총 41개 유령업체를 동원하며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나 가공원가 계상 등의 수법으로 총 700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업체는 조사 대상 기간 산불 피해 복구사업에 유령업체를 내세워 총 6500회 ‘메뚜기’ 입찰해 260여회, 총 230억원 규모를 낙찰받았다.
지역 중소업체 보호를 위한 지역 제한 입찰규정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사업장을 여러 차례 이전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액보다 탈루 혐의 액수가 큰 것은 유령업체 간 거짓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한 거래가 복수 업체의 탈루혐의로 잡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경북을 중심으로 산림사업을 하던 A씨는 총 6개 유령업체를 동원해 충남·충북·전북 등지로 수시로 사업장을 이전하며 산불피해복구 공사에 300회가량 메뚜기 입찰해 20여회 낙찰에 성공했다.
그는 사업실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6개 업체 사이에서 수억원의 거짓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거래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배우자 등 명목상 대표에게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 약 10억원을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일용근로자의 근무지와 근로기간을 부풀린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약 10억원의 가공원가까지 계상한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했다.
그는 산림사업에 필수적인 산림경영기술자격자를 채용하지는 않고, 자격증 대여료를 급여 명목으로 수억원을 우회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도 일대에서 산림사업을 하는 B씨 역시 6개 유령업체를 동원해 200여회 메뚜기 입찰을 벌여 20회 낙찰을 받았다.
이 업체도 유령업체간 20억원 규모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일용근로자를 이용한 30억원의 가공원가 계상이 탄로났다.
여기에 법인카드로 고가 시계를 구입하는 등 수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별다른 소득 없는 배우자는 20억원대 부동산을 취득한 점도 조사 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지난 5월부터 ‘산불 카르텔’ 검증을 시작했다. 조달청 입찰공고 내역 중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참여한 업체 5천331개를 추출하고, 낙찰금액 합계 10억원 이상인 138개 업체의 거래 내역 등을 면밀히 분석해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국세청 이성글 조사국장은 “유령업체 부정입찰 행위는 형사상·행정상 제재와 별개로 세무상 위법·탈루행위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없도록 해야 근절할 수 있다”며 “영세하다는 이유로 세무검증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업체도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조사하고, 편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주일가는 자금출처까지 살펴볼 것”이라며 “조세범 처벌법에 따른 요건을 충족하면 반드시 처벌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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