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향상·인체 무해 표현도 입증 대상
자료 제출기한 15일…연장기간 절반 단축
기한 내 자료 안 내면 해당 광고 중지 가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앞으로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성능이 개선됐다고 홍보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미리 갖춰야 한다.
‘집중력·기억력 향상’, ‘인체에 무해한 원료’ 등 소비자가 성능이나 안전성을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광고 문구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실증자료 제출 요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표시·광고 내용의 실증에 관한 운영 고시’ 개정안을 3일부터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표시·광고 실증제도는 사업자가 광고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도록 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사업자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이를 토대로 부당 광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실증고시는 자료 요청부터 제출·심사·처리까지 구체적인 절차와 기준을 규정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AI를 비롯한 신기술 관련 광고를 주요 실증 대상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 최근 AI 기술을 활용했다고 내세우며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을 강조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광고 내용과 실제 성능 사이에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비했다.
기존 심결 사례 등을 토대로 실증 대상이 될 수 있는 광고 표현도 구체화했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인체에 무해한 원료’와 같이 효능이나 안전성을 강조하는 문구뿐 아니라 ‘솜털 ○○%, 깃털 ○○%’처럼 제품의 원재료 구성 비율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광고도 주요 실증자료 요청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공정위로부터 실증 요청을 받은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요청일로부터 15일 안에 관련 자료를 내야 한다.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지만 연장 기간은 기존 ‘사유가 사라진 날부터 30일’에서 ‘15일 이내’로 줄어든다. 광고를 먼저 한 뒤 사후에 근거를 마련하는 관행을 막고 ‘선(先) 실증·후(後) 광고’ 원칙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제출 기한 연장 사유는 천재지변을 비롯해 합병·인수나 회생절차 개시, 파산 또는 이에 준하는 절차 진행, 권한 있는 기관의 장부·증거서류 압수 또는 일시 보관, 화재·재난에 따른 사업 수행의 중대한 장애 등이 구체적인 인정 사유로 규정됐다.
특히 정해진 기간 안에 근거 자료를 내지 않을 경우 광고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도 고시에 명시했다. 사업자가 연장된 기간까지 포함해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공정위는 원칙적으로 해당 광고에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제품의 효능이나 성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려면 광고에 앞서 이를 입증할 자료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관련 절차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의 체크리스트도 마련했다. 자료 제출 기한과 연장 요건, 제출 방법은 물론 자료를 내지 않았을 때 받을 수 있는 제재까지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고시 개정으로 사업자에게 구체적인 자율 점검 기준을 제시해 법 위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 피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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