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 주요국 중 가장 양호” 연일 진화

“엔화 저평가”…일본은행에 금리인상 압박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연일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미국 채권시장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양호하다며 최근 금리 급등의 의미를 축소하는 한편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며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화 약세가 일본의 미 국채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본은행에 사실상 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1일(현지시간) 베선트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 머무르며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미 국채시장과 관련해 “우리가 어떤 종류의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 달간 채권시장의 변동성보다 장기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8월에도 그랬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1월 20일 이후로도 미국 채권시장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베선트 장관의 낙관론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3bp(1bp=0.01%포인트) 오른 4.788%를 기록했다. 2025년 1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재무부가 지난달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전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재무부는 지난달 19일 장기 국채 재매입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재무부가 예측 가능한 국채 운용이라는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베선트 장관은 이 같은 지적을 일축하며 바이백이 시장을 왜곡했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베선트 장관이 최근 엔화 움직임에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배경에도 미 국채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경우 일본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팔아 달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미 국채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 국채 보유국 가운데 하나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만나 “일본 엔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일본의 단호한 시장 및 통화정책 조치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재무부는 1일 관련 보도자료 내고 베선트 장관이 “엔화 약세가 일본 국내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인플레 기대를 안정시키고,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건전하게 수립하고 이를 (시장과) 적절히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양국이 공유하는 거시경제적 우선순위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 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건전한 통화정책’과 ‘시장 소통’을 강조한 것은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향후 긴축 방향을 시장에 명확히 전달해 엔화 약세를 자국 통화정책으로 진정시켜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앞서 에린 브라운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일본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베선트 장관이 가즈오 총재와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지난달 31일)을 만나 일본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금리 인상 명확화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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