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OST, 식물플랑크톤 점액의 미세플라스틱 침강 원리 규명

- 플랑크톤 종류 따라 침강률 3배 차이, 하루 80m씩 가라앉아

미세플라스틱이 가라않는 연구성과 이미지.[KIOST 제공]
미세플라스틱이 가라않는 연구성과 이미지.[KIO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물보다 가벼워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할 미세플라스틱이 수천m 깊이의 심해에서 발견되는 이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범인은 바닷속을 떠다니는 작은 생명체인 ‘식물플랑크톤’이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백승호 박사 연구팀은 실제 바다와 유사한 환경에서 현장실험을 진행해 식물플랑크톤 군집에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가라앉는 양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남 거제 앞바다에 직경 1m, 깊이 2.5m의 원통형 수조 5개를 설치했다. 각 수조에 바닷물과 식물플랑크톤을 넣고 질소와 인 등 영양염 농도를 다르게 설정해 투입했다. 강우량에 따라 하구와 연안의 영양염 농도가 달라지는 상황을 재현한 것이다.

실험 시작 사흘 후 수조별로 플랑크톤의 양과 종류가 뚜렷하게 달라졌다. 연구팀은 이들 수조에 각각 미세플라스틱 3000만개를 투입한 뒤 바닥까지 가라앉은 양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식물플랑크톤이 많은 수조일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더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침강량은 플랑크톤의 전체 생물량과 비례하지 않았다.

식물플랑크톤이 가장 많았던 수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11.6%만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오히려 플랑크톤 양이 절반 수준이었던 수조에서는 34.1%가 바닥에 쌓였다. 침강률이 약 3배나 차이 난 것이다.

메조코즘 실험 수조.[KIOST 제공]
메조코즘 실험 수조.[KIOST 제공]

원인은 플랑크톤의 ‘종류’에 있었다.

빠르게 증식하는 ‘규조류’가 우세한 수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훨씬 많이 가라앉았다. 식물플랑크톤은 수명이 다할 때 끈적한 점액을 분비하는데, 수명이 짧은 규조류는 점액을 많이 만들어낸다. 이 점액이 주변 플랑크톤과 미세플라스틱을 마치 접착제처럼 붙여 물보다 무거운 덩어리로 만든다.

반면 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와편모조류’가 우세한 수조에서는 점액 분비량이 적어 미세플라스틱 덩어리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 연구팀은 식물플랑크톤 점액이 이틀 이내 만들어지고 미세플라스틱과 결합한 덩어리가 형성되기까지 약 열흘이 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덩어리는 하루 평균 약 80m씩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백승호 박사는 “영양염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플랑크톤 군집이 미세플라스틱의 해양 내 이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현장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며 “계절과 해역마다 우세한 플랑크톤 종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해 미세플라스틱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 쌓이는지 규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