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여행수지 4.6억달러 흑자

2009년 1분기 이후 첫 흑자달성

상반기 방한 외국인 1000만 돌파

고유가·고환율에 해외 여행 감소

17년 전 대비 ‘호황형 흑자’ 구조

하반기도 흑자 지속될지는 미지수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손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관광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손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관광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올해 2분기 여행수지가 4억62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09년 1분기 이후 17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며 여행수입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뛴 동시에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과 유류할증료 부담 등에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들이 줄어든 결과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여행수지는 4억6200만달러를 기록하며 1분기(-28억6480만달러)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40억2020만달러)와 비교하면 더 크게 개선됐다. 분기 기준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1억5970만달러)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69분기 만이다. 흑자 규모 순으로 보면 1998년 4분기(5억210만달러)에 이어 역대 10번째로 컸다.

여행수지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와서 쓴 돈(여행수입)과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여행지급)의 차이를 뜻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돈을 많이 쓸수록, 한국 국민이 해외에 나가 돈을 덜 쓸수록 여행수지 흑자 규모는 커진다.

올 2분기 여행수지 흑자 전환 배경에는 외국인의 국내 지출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2분기 여행수입은 78억2690만달러로 지난해 2분기(58억2040만달러)보다 20억650만달러(34.5%)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누적 1071만명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3% 늘어난 규모다. 외국인들의 국내 카드 소비액 또한 상반기 10조3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8% 늘었다.

동시에 한국인들의 해외 지출도 감소했다. 여행지급액은 지난해 2분기 84억1510만달러에서 2분기 73억6490만달러로 10억5020만달러(12.5%) 줄었다. 이란전쟁 이후 유류할증료가 오른 데다, 환율도 고공행진하면서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사가 항공기 연료비 변동을 반영해 항공권 가격에 추가로 붙이는 비용을 말한다. 2분기 이란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자 유류할증료도 올랐다. 대한항공의 경우 가장 짧은 구간의 유류할증료는 4월 4만2000원에서 5월 7만5000원으로 78.6% 치솟았다. 이후 다시 떨어지면서 8월에는 3만5200원으로 낮아졌다.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 1501.6원으로 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월 원화의 대외 가치와 가격 경쟁력 지표인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전월보다 1.66포인트 떨어진 83.06을 기록했다. 2009년 3월(79.31)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이번 흑자는 17년 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호황형 흑자’로 볼 수 있다. 2009년 여행지급은 28억8590만달러로 2008년 1분기(53억9670만달러)보다 25억1080만달러 급감했는데, 같은 기간 여행수입은 20억1390만달러에서 30억4560만달러로 10억3170만달러 늘었다. 여행수입 증가분보다 지급 감소분이 2.5배가량 컸던 셈이다. 반대로 올 2분기에는 여행수입 증가분(20억650만달러)이 여행지급 감소분(10억5020만달러)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종합하면 17년 전 여행수지 흑자가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 지출 감소를 중심으로 한 ‘불황형 흑자’였다면, 올해 2분기 흑자는 반대로 외국인들의 국내 지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호황형 흑자’였던 셈이다.

하반기에도 흑자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7월부터 방학 등 해외여행 성수기가 다가온 만큼 출국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방한 외국인 유입세가 기조적으로 확대될지가 앞으로 여행수지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앞서 문체부는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6대 역점과제 중 하나로 ‘K-관광 4000만 명 달성‘을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서비스 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수출 비율은 1.17%로 일본(1.46%)보다 0.29%포인트 낮았다. 한은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방한객 유치뿐 아니라 그들의 지출 구조와 핵심 관광산업 부가가치율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