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지갑 관리 디지털자산 특성 노려

개인 정보 유출 이후 표적 범죄로 확산

주거침입 비중, 14%→37% 증가

디지털자산 범죄 연간 피해 규모. [체이널리시스 제공]
디지털자산 범죄 연간 피해 규모. [체이널리시스 제공]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디지털자산 보유자를 직접 위협해 자산을 빼앗는 이른바 ‘렌치 공격’ 피해액이 올해 상반기 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보유자의 집에 침입하거나 가족을 납치하는 등 디지털자산 범죄가 온라인에서 현실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폭력형 디지털자산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렌치 공격으로 탈취된 디지털자산은 3000만달러(약 420억원)를 웃돌았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피해액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의 58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수치는 범죄자가 실제 탈취에 성공한 자산만 집계한 것이다. 강제 송금이 차단됐거나 범죄자가 몸값을 요구한 사건, 자금 동결 사례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렌치 공격은 디지털자산 보유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해 자산을 탈취하는 범죄를 뜻한다. 개인이 직접 지갑과 개인키를 관리하는 디지털자산의 특성을 악용한 방식이다.

체이널리시스는 개인정보 유출이 실제 폭력을 동반한 표적 범죄로 이어진 정황도 포착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24년 프랑스에서는 세무당국 공무원이 고액 디지털자산 보유자의 이름과 주소, 보유 자산, 세금 정보 등이 담긴 자료를 빼돌려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현지에서 디지털자산 보유자를 겨냥한 폭력 사건이 잇따랐고 올해 상반기 공개된 사건만 30건에 달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고위험 대상자를 위한 신속 경보와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유자의 가족이나 지인을 납치하고 협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가족과 지인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전체의 25∼30%를 차지했다. 프랑스에서는 이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전체 범죄 가운데 주거침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4%에서 올해 상반기 37%로 크게 증가했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이번 분석은 디지털자산 보유자를 겨냥한 범죄가 온라인 환경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의 안전 문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물리적 범죄가 결합되는 만큼 온체인 분석과 전통적인 수사 기법을 함께 활용하는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이널리시스는 객관적인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수사기관이 자금 흐름과 조직범죄 연계 여부를 보다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체이널리시스코리아는 국내 수사기관에 범죄 자금 흐름 분석을 제공중이다. 체이널리시스가 올해 발간한 디지털자산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디지털자산 거래액은 최소 1540억달러(약 226조원)로 집계됐다.


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