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기술 보급…감자·프리홀 생산성 각각 21.9%·20.3% 향상
육묘·비닐멀칭·트랩·집수시설 효과…농촌 빈곤 해소 기대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극심한 가뭄과 빈곤에 시달리는 중남미 과테말라에 보급된 한국형 농업기술이 현지 농가의 생산성을 20%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씨앗을 바로 심던 재배 방식을 모종 중심으로 바꾸고 비닐멀칭과 해충 방제, 빗물 저장시설 등을 도입하면서 가뭄 대응력과 농가 소득이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농촌진흥청은 5일 과테말라에서 추진 중인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을 보급한 결과 감자와 프리홀(강낭콩)의 생산성이 각각 20% 이상 향상됐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동부 건조회랑은 연평균 강수량이 500㎜에도 못 미치는 대표적인 가뭄 지역이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병해충 피해가 반복되는 데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층으로 분류돼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쉽지 않은 곳이다.
가장 큰 변화는 채소 재배 방식이었다. 과테말라 농가들은 그동안 씨앗을 밭에 직접 뿌려 재배했지만 KOPIA는 육묘판에서 키운 모종을 옮겨 심는 육묘 재배기술을 보급했다. 뿌리가 충분히 자란 모종을 심으면 초기 생육이 빨라지고 가뭄에도 잘 견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과테말라 아마티틀란 농촌지도소에는 연간 12만주의 채소 모종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육묘장을 설치했고, 마을 단위로는 소형 비가림 육묘온실 140곳을 조성해 자가 육묘 체계도 구축했다.
현장 효과도 확인됐다. 도스세로스 실증마을에서는 육묘 재배 도입 이후 토마토와 오이 생산량이 20% 이상 늘었다고 농가들은 평가했다.
감자 재배에는 한국식 비닐멀칭 기술이 적용됐다. 두둑을 비닐로 덮어 토양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 발생을 줄이는 방식이다. 우량 씨감자 저장시설과 조직배양실 현대화도 함께 지원한 결과 감자 생산성은 헥타르(ha)당 11.6톤(t)에서 14.1t으로 21.9% 증가했다.
강낭콩의 일종인 프리홀 재배에도 한국 기술이 적용됐다. 꽃총채벌레가 청색에 유인되는 특성을 활용한 ‘청색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자 해충 피해가 약 70% 감소했고, 파종기를 보급하면서 노동력도 크게 줄었다. 손으로 파종할 경우 작업자 10명이 8시간 걸리던 작업을 파종기 한 대로는 1명이 1시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이 같은 기술 보급으로 프리홀 생산성도 헥타르당 1.01t에서 1.22t으로 20.3% 증가했다.
농진청은 가뭄 피해가 큰 마을 15곳에는 빗물을 저장하는 소형 집수시설과 스프링클러 등 관수시설도 함께 지원했다. 집중호우 때 빗물을 저장해 건기 농업용수로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최광호 농진청 기술협력국장은 “과테말라 맞춤형 K-농업기술을 통해 감자와 프리홀, 채소류 생산성과 농가소득을 30% 이상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식량안보 강화는 물론 국산 농기계와 농자재의 해외 진출 기반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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