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공문에도 원청 교섭 이뤄지지 않아”
한화오션 이어 업계 두번째로 하청 파업권 얻나
올해 조선업계 하투 전면전 우려
하청 고비중 특성상 파업시 타격 大
하청 파업 태세 타업종 확산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한화오션에 이어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HD현대중공업의 하청노조도 파업권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기점으로 하청 인력 비중이 많은 조선 업계 하청 노조에서 공격적으로 파업 준비에 돌입, 올해 하투(夏鬪)를 앞두고 노사간 강대강 대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내달 중 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 관계자는 “원청인 HD현대중공업에 수차례 교섭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실제 교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8월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조정 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 신청은 통상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밟는 절차다. 노사 간 교섭이 교착 상태일 때 노사 중 한쪽이 노동위원회에 신청해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하청노조들은 앞다퉈 파업 태세를 갖추고 있다. 현재로서 파업 전운이 가장 짙은 곳은 한화오션이다. 하청노조 가운데 가장 먼저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한화오션 하청노조는 기자회견을 열어 생산직 하청을 포함, 사내 급식업체까지 공동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중공업 하청까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올해 조선업계 하투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선 업계는 하청 인력 비중이 높아 생산 차질 타격이 예년보다 더 클 수 있다. 원청으로부터 사용자성 인정을 받은 하청이 파업을 벌일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법무법인 율촌 송연창 변호사는 “그동안은 하청 파업 때 다른 하청을 임시 고용하는 식으로 원청이 대응해 왔는데, 사용자성이 인정된 상태에선 이런 대응이 법적으로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하청노조의 파업 움직임은 타업계로도 속속 번지고 있다. 이달 들어 포스코 하청노조도 파업권을 확보했으며, 건설 업계 하청업체가 다수 소속된 플랜트건설노조도 이달 중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조가 본격적으로 파업을 벌이는 하투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우려를 표하고 있다.특히 내달에는 조정 신청이 빗발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은 노사 간 교섭 시도가 일정 수준 누적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월 노봉법 통과 이후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노조가 10여차례 이상 교섭 요구를 쌓은 후 하반기 들어 조정 신청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임금 30% 인상과 함께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연말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 중이다.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