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8개 승인 폭발적 성장 후 올해 상반기 6개로 진입 속도 주춤

휴미라·스텔라라 등 블록버스터 만료 일단락…신규 타깃으로 전선 이동

한국 19개 승인으로 세계 2위 입지…차세대 ADC·모달리티 대응이 관건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왼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왼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가 속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2년간 연간 18개에 달했던 승인 건수가 올 상반기 6개로 둔화되면서,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에 맞춘 바이오시밀러 1차 출품 경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미국 F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승인된 바이오시밀러는 총 6개다. 연도별 승인 추이를 살펴보면 2024년 18개, 2025년 18개로 최근 2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완만해진 수치다.

2024년과 2025년의 ‘승인 폭증’은 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등의 특허 만료 시점이 집중된 영향이 컸다. 주요 빅파마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대형 블록버스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전에 허가 신청을 대거 몰아 제출했기 때문이다.

반면 2026년 상반기는 기존 승인 제품이 없었던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심포니(성분명 골리무맙)’ 바이오시밀러인 ‘임골리스’가 새롭게 허가받는 등 신규 타깃으로 시장 지형이 다변화되는 전환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FDA가 2015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한 이래 지금까지 승인한 제품은 21개 참조 제품, 총 87개다. 이 중 휴미라와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가 각각 10개로 가장 많고, 스텔라라와 뉴라스타가 각각 8개, 아바스틴·아일리아·허셉틴이 각각 6개 순이다.

허가기업의 국적별 누적 현황을 보면 미국이 31개로 1위를 지켰으며, 한국이 19개로 압도적인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12개), 독일(8개), 스위스(7개), 중국(4개)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을 필두로 한 한국 바이오기업들이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양대 바이오 기업은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 시장 승인 및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바이오시밀러 출시 수순을 밟고 있다. 셀트리온은 천식·두드러기 치료제 ‘옴리클로(졸레어 바이오시밀러)’와 안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출시를 하반기 목표로 준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골질환 치료제 ‘오스포미브(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상용화를 본격화한 데 이어 후속 파이프라인의 미국 출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항TNF 항체 시장은 바이오시밀러와의 격렬한 가격 경쟁으로 매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경제연구센터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라메리(La Merie)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의 공습으로 항TNF 항체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1세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레드오션화되면서 단순 복제 방식으로는 이익률 감소를 피하기 힘든 구조”라며 “자가면역질환 중심에서 항암 및 차세대 모달리티 바이오시밀러로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FDA의 허가 속도 조정은 단순한 시장 침체가 아니라 타깃 시장의 교체를 의미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이중특이성 항체, 세포·유전자 치료제(CAR-T) 등 새로운 모달리티 의약품의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바이오 산업이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원가 절감과 더불어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로의 정교한 전략적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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