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3일 6차 본교섭서 결렬 선언

쟁의행위 찬반투표 92.17%

기본급 7.1% vs 1.2%

중노위 조정 후 파업권 확보 수순

포스코 58년 무분규 시험대

사측 “경영 여건상 요구안 수용 곤란”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교섭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이어온 58년 무분규 전통이 깨질 위기에 직면했다.

포스코 노조는 23일 열린 6차 본교섭 이후 “2026년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향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조정 결과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앞서 가결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바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달 1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교섭을 진행해 왔다. 이후 23일 2차 교섭, 30일 3차 교섭을 거쳤지만 교섭 주기와 제시안 수준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이달 8~9일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선거인 9178명 중 8911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97.09%를 기록했다. 찬성은 8213명으로 찬성률은 92.17%였다.

쟁점은 임금 인상 폭과 성과 보상, 복리후생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지급, 5년치 자연상승분 적용,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반영할 경우 지난해 요구안의 두 배 수준인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사측은 올해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전제로 기본급 1.2%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개인포상 확대, 특별승진 활성화, 상주직원 처우 개선, 주택대부 기준 개선, 명절상여금 인상 등을 제안했다.

상주직원 처우와 관련해서는 상주몰입장려금을 15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명절상여금은 설과 추석에 각각 100만원과 주유상품권 10만원을 지급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조업지원 협력사 현장직원 직고용 문제도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협력사 현장직원 직고용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후 직영 노조는 공감대 부족과 기존 직원의 복지혜택 축소 가능성 등을 문제 삼으며 노사공동합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16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주최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 판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 2부는 협력사 직원 총 378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두 건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연합]
16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주최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 판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 2부는 협력사 직원 총 378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두 건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연합]

노사는 4월 15일 직고용 관련 노사공동합의체를 꾸렸지만 보상 방안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5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절차에 들어갔으나, 중노위가 행정지도 판단을 내리면서 당시에는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교섭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최근에는 조합원들에게 노조 조끼 착용 지침을 내리는 등 단체 행동 분위기도 끌어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부담이 겹치고 있어 고용 안정과 지속 가능한 노사 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노사는 1968년 창사 이후 무분규 전통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최종 가결하며 57년 무분규 기록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직고용 이슈와 임금 인상 요구가 맞물리면서 노사 갈등이 예년보다 빠르게 고조되는 모습이다.

산업계에서는 포스코 노사 갈등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제품은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주요 제조업 공급망과 맞물려 있어 교섭 장기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산업이 직면한 경영환경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조측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합리적이고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노사간 분쟁으로 인해 자동차, 조선, 가전 등 국내외 주요 산업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