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투자·채무보증 탈법행위 규율 강화

친족독립경영 악용한 사익편취 차단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편법 투자와 채무보증, 총수 일가의 규제 회피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손질한다. 일반지주회사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한 편법 투자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이용한 계열사 채무보증을 막고, 계열분리된 총수 친족이 다시 계열사 임원이 되면 사익편취 규제를 다시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9월 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개정안은 지주회사 및 기업집단 제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규제 회피 가능성을 차단하고 친족독립경영 제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면서도 동일인이나 계열사 등이 출자한 회사 등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 제한 대상은 직접 투자나 CVC가 직접 운용하는 투자조합을 통한 투자에 한정돼 있어 외부 투자조합에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한 뒤 해당 펀드가 투자금지 대상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은 가능했다.

공정위는 이런 구조가 투자금지 규정을 사실상 우회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투자금지 대상 회사에 대한 투자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행위를 시행령상 탈법행위로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CVC가 외부 펀드를 활용해 투자 제한을 우회하거나 지배력 확장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유한책임조합원(LP) 출자를 통한 투자 제한 규제 회피 예시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유한책임조합원(LP) 출자를 통한 투자 제한 규제 회피 예시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채무보증 규정도 손질한다. 현행법은 금융기관 여신과 관련한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지만 SPC가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해 계열사에 대출하고 다른 계열사가 SPC의 금융기관 채무를 인수하는 방식은 채무보증과 동일한 효과를 내면서도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공정위는 SPC를 매개로 한 이 같은 거래를 시행령상 탈법행위로 규정하기로 했다.

친족독립경영 제도도 보완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독립경영을 인정받아 동일인관련자에서 제외된 친족이 이후 동일인 측 계열사 임원으로 재직하더라도, 2021년 12월 친족독립경영 제도 개편 당시 마련된 경과조치로 인해 동일인관련자로 다시 편입되지 않아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빠지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동일인이 19%, 친족이 1%를 보유해 총수일가 지분이 20%인 회사도 친족이 독립경영으로 분리된 이후에는 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동일인관련자 제외 결정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는 동시에 임원의 재선임이나 임기 연장도 적용 대상에 포함해 기존 경과조치를 이용한 규제 회피를 막기로 했다.

이 밖에 대규모유통업법상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으로 실효성이 없어진 대규모소매점업 불공정거래행위 신고포상금 규정을 삭제하고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시행령의 ‘대차대조표’ 용어를 ‘재무상태표’로 정비한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