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신동국 회장 360만주 추가 매입

한양정밀 지분 포함 35.1%…영향력 확대

차남 임종훈 대표와 새로운 대립구도 형성

신 회장, 이사회 무력화 등 경영개입 도마에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주주 간 대규모 지분 거래가 잇따르며 경영권 구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둘러싼 ‘제왕적 통치 경영’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버넌스(기업 지배구조) 불안정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7일 개인 최다 주주인 신동국 회장이 보통주 360만4799주를 약 1727억원에 장외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신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22.88%에서 28.15%로 상승한다. 신 회장이 소유한 한양정밀 지분(6.95%)까지 합산하면 총 35.1%에 달하는 거대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거래는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측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라데팡스파트너스 등의 우호 지분(40.86%)과의 격차는 5.76%포인트로 좁혀졌다.

반면 창업주의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임 대표는 최근 지분 2.5%를 나우IB에 매각하며 모친과 누나 쪽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렸다. 특히 신 회장 측이 임 대표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 위해 증권사를 통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타진했으나, 임 대표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선대회장의 뜻을 어머니, 누님과 함께 이어가겠다”고 밝혀, 장남 측 지분을 흡수한 신 회장과 모녀·차남 간의 새로운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문제는 이 같은 지분 합종연횡의 중심에 선 신 회장의 반복되는 약속 번복과 경영 개입 문제가 심각한 지배구조 리스크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이사회 내 직함이 기타비상무이사에 불과함에도 대표이사를 건너뛰고 임직원들에게 상시적인 경영 개입을 이어왔다는 지적을 받는다. 과거 전문경영인이던 박재현 전 대표이사가 이에 반발하자, 신 회장은 자신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대통령이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느냐. 때로는 장관도 부르고 국정원장도 불러 일하는 것”이라며 대표이사 권한을 무력화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제왕적 인식은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송 회장 모녀와 맺은 주주 간 상호 합의 계약을 사흘 만에 번복해 미래 비전이던 프리미엄 실버타운 신사업을 무산시켰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은 현재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당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신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한양에스앤씨 역시 과거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령해 대법원으로부터 20억원대 환수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 신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신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도 대표이사와의 갈등을 빚으며 사적 압박을 가한 정황이 드러났다.

신 회장이 박 전 대표에게 사유재산인 부동산 리스트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현재 고문으로 물러난 박 전 대표는 “당시 대주주의 경영 개입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많이 잃었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후유증이 남은 상태”라며 “여전히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욕성 발언이 지속된다면 명예훼손 등 법적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상장회사를 대주주 개인의 사유물처럼 여기는 지배구조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이러한 지배구조(거버넌스) 불안정이 기업이 가진 본연의 신약 개발 호재마저 희석시키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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