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7일부터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지상무기전시회 ‘DX코리아’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다.
첫 날인 7일 현장에는 주로 국내 대기업 방위산업체 관계자들과 소수의 해외업체 관계자 외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주최 측이 7~9일은 비즈니스데이, 10일은 퍼블릭데이로 지정해 민간 방문객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드문드문 보이는 외국인들은 해외업체 관계자거나 7~9일 서울에서 열리는 다자안보대화체 서울안보대화에 참가한 세계 각국 관계자들이었다.
서울안보대화 마지막날인 9일 이 회의 참가자들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과 DX코리아 관람을 예정하고 있어 9일에는 행사장이 북적일 전망이다. 또한 10일 주말을 맞아 일반 시민들 다수가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실내 2만4500㎡, 실외 1만9500㎡ 등 총 4만4000㎡ 부지에 35개국 250개 업체가 1200여개 부스를 차렸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 행사장에는 국내 대기업 방산업체의 대형 전시물 몇몇 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책상에 브로셔를 비치한 수준이다.
드넓은 킨텍스 전시장에서 DX코리아 전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다. DX코리아는 킨텍스 제2전시장 6, 7, 8홀에서 열린다.
행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상무기 전시회가 에어쇼 아덱스와 함께 열렸지만, 육군 측에서 지상무기 전시회 DX코리아를 따로 개최하기로 해서 이번 행사가 열리게 됐다“며 “앞으로 수년간은 미비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격년으로 열리는 DX코리아는 지난 2014년 첫 개최 이후 올해 2회째를 맞고 있다. ▶한화그룹 방산4형제 첫 통합전시회…시너지 효과 눈길=썰렁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 방산업체들이 첨단 무기를 실물로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가 없지는 않았다.
한화디펜스(구 두산DST)의 하이브리드 비호, 차륜형장갑차 블랙폭스 8륜형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K21보병전투차를 개발한 한화디펜스는 비용이 저렴하면서 이동성을 향상시킨 차륜형장갑차 블랙폭스를 자체 개발해 내놨다.
블랙폭스는 우리 군에서 필요로 하는 무기는 아니지만, 글로벌한 관점에서 소요가 많은 무기로서 이미 동남아 등에 수출된 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그룹 주력사업을 방위사업으로 재편하며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이처럼 국내 소요는 적지만 국제 수요가 많은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 옆에는 국산 명품무기 K-9 자주포 실물이 전시돼 있다. 세계 최고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독일제 자주포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4분의 1가량에 불과해 최근 동유럽과 북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제적 전쟁 양상이 육군이 대치한 상태에서 화력을 집중적으로 퍼부어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을 지양하고, 30~40㎞ 떨어진 곳에서 자주포로 목표물을 타격해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자주포로 타격한 뒤 해당 지역을 점령하는 방식을 쓰자 러시아 인접 국가인 폴란드가 긴급히 우리 K-9을 수입한 사례는 유명하다.
이후 우리 군이 연평도 포격 당시 K-9 자주포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K-9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실전용 자주포로서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그 옆에는 다연장 로켓 천무가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천무는 한화 방산4형제의 시너지 효과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천무 발사대와 탄약운반차는 한화디펜스가 개발했고, 체계통합은 (주)한화가 담당했다.
7일 행사장을 찾은 이태종 ㈜한화 대표는 “이번 전시회는 한화 방산 4사가 한 가족이 된 이후 열리는 첫 통합 전시회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아, 현대로템, KAI, 대한항공도 야심작 전시=기아차는 미군용 차량 험비와 같은 소형전술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우리 군에서 사용하지는 않지만, 해외 수요가 많아 제작된 것이다.
이미 기술력과 성능을 입증받아 아프리카 지역의 한 국가에 수출이 성사된 상태다.
기아차는 4인승 지휘용, 8인승 지휘용, 기갑수색용, 관측반용, 정비용 등 5가지의 한국형 험비를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육군의 대표적 차세대 전차 K2 흑표전차 모형과 군용차량, 착용자의 근력과 이동능력을 강화하는 외골격 장비를 선보였다. 이른바 ‘아이언맨’으로 가기 위한 초보적 장비로, 이를 착용하면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KAI) 측은 자체 개발한 수리온 헬기 실물을 전시했다. 헬기는 육군용 장비라는 점에서 지상무기 전시회에 공중 기동장비가 출품된 것. 이와 함께 다양한 무인기 장비도 전시됐다.
대한항공은 자체 개발한 군용 헬기와 무인기를 전시했다.
그 외에 올해 최초로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소총 제조업체 다산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우리나라 총기업계는 육군 조병창에서 발전한 S&T모티브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유명업체들의 총기를 OEM 방식으로 생산해 온 다산이 자체 개발력을 갖춰 올해 첫 방산업체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 총기업계에도 경쟁 체제가 본격 도입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산 측은 고도의 정밀함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저격용 총을 자체 개발해 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