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위험 조기판단으로 예후 개선 가능성 입증
고위험군 선별해 치료제 선택·간 안전성 평가 지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서울성모병원은 간세포암 환자가 전신치료를 시작하기 전, 간 기능이 갑자기 나빠질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간세포암 환자 2026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머신러닝 기반 간 안전성 점수(Machine Learning-based Hepatic Safety Score, MHSS)’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혈액검사 수치, 간 기능 지표, 혈소판 수, 종양의 크기와 개수, 혈관 침범 여부, 종양표지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번 모델은 간세포암 환자의 전신 치료 전 단계에서 간 기능 악화와 정맥류 출혈 위험을 미리 가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평가 도구가 주로 혈액검사 수치와 간 기능 지표에 초점을 맞췄다면, MHSS는 종양의 크기와 개수, 혈관 침범 여부 등 암 자체의 특성까지 함께 반영한다.
이에 기존 도구 대비 정맥류 출혈과 치료 후 간 기능 악화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타 기관 환자들로 구성된 독립 검증 코호트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해당 모델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저위험군 대비 치료 중 간 기능 악화 위험이 3.25배, 정맥류 출혈 위험이 4.90배, 사망 위험이 2.21배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팀이 진행한 치료제별 선택에 따른 결과 분석 역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는 게 서울성모병원 측의 설명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저위험 환자군에서는 특정 면역항암 병용요법(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이 타 치료제 대비 우수한 생존 이점을 보였으나,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도리어 정맥류 출혈 위험 증가로 생존상의 이점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저위험군에는 해당 면역항암 병용요법을 우선하고, 고위험군에는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치료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설계한 맞춤형 치료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그 결과 비적용군 대비 간 기능 악화 위험은 24%, 정맥류 출혈 위험은 40%, 전체 사망 위험은 26% 감소하는 예측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종양의 특성과 간 기능, 문맥고혈압 위험을 하나의 인공지능 안에서 종합 평가함으로써 환자별로 안전하고 합리적인 치료 경로를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전향적 연구와 다양한 데이터 실증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가 치료를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정밀의료 도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글로벌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의료 인공지능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IF 18.0)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개발된 예측 모델을 환자 및 의료진의 임상적 접근성을 돕기 위해 웹 기반 계산기로 구축해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w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