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제자리인데, 뛰는 전셋값에다 자녀 교육비 등 돈 쓸 곳은 늘어나면서 가계 빚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계 명목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지만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에 그쳤다.

가계 실질소득 증감률은 2015년 3분기 0.0%, 2015년 4분기 -0.2%, 2016년 1분기 -0.2%, 2016년 2분기 0.0% 등으로 4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들은 성장하긴 커녕 예전만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소득은 늘지 않지만, 집값 부담은 갈수록 커지면서 저축은 커녕 빚만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들어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은행권에 따르면 6대 주요은행(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ㆍIBK기업)의 8월 가계대출 잔액은 517조8489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6조2104억원이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커졌다. 증가액을 보면 1월 8069억원, 2월 1조923억원, 3월 2조5322억원, 4월 3조753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후 5월과 6월에 각각 5조1807억원, 5조3851억원 늘었다가 7월에는 4조5159억원이 늘며 증가폭이 약간 줄었다. 그러다 8월에는 증가액이 6조2104억원으로 뛰어올라 올 들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잔액은 371조5049억원으로 전달(367조5167억원)보다 3조9882억원 늘었다. 이는 전달과 비교해 4조2019억원이 증가했던 7월 다음으로 큰 증가액이다.

신용대출 증가액은 7월 3000억원대로 나타났지만 5월과 6월 각각 약 1조원, 2조원으로 집계돼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부채 총액은 1223조 6706억원으로 또 다시 과거 기록을 갱신했다.

저금리에 따라 풀린 이 대출금들은 상당수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8월 29일~9월 3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3% 상승하면서 주간 변동률로 연중 최고치를 보이는 등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만 과열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강북권 재건축은 물론 서울 일반 아파트까지 가격 오름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실수요자인 전ㆍ월세 세입자들은 물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투기성 자금까지 분양시장과 재건축 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수도권 전반이 과열되고 있다. 반면 충청권과 대구, 경북 등은 올해 초부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양극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