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회복에 불용액 10조원으로 감소
예비비·사업비 ‘사실상 불용’ 5.4조원
재경부 “추경 검토없어…집행에 집중”
지난해 정부의 세출예산 집행률이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다 집행하지 못한 예산도 10조원 수준으로 전년의 절반으로 줄어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예비비 미집행과 사업비 불용을 합친 ‘사실상 불용’ 규모는 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수 결손에서 벗어나 재정 집행 여력이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재정경제부는 10일 한국재정정보원에서 감사원과 함께 이런 내용이 담긴 2025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세입은 597조9000억원으로 예산(600조원)보다 2조1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전년 실적(53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62조원 늘었다.
국세 수입은 기업 실적 개선 영향으로 373조9000억원을 기록해 예산(추경 기준 372조1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더 걷혔다. 법인세·근로소득세 증가 영향이 컸고, 부가가치세는 감소했다. 다만 본예산(382조4000억원) 기준으로는 8조5000억원 부족한 수준이다.
세외수입은 224조원으로 예산보다 3조9000억원 줄었다. 물납으로 받은 NXC 주식 매각이 유찰되면서 관유물매각대가 감소했고, 경상이전수입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총세출은 예산현액 604조7000억원 가운데 591조원이 집행됐다. 이에 따른 세출예산 집행률은 97.7%로 최근 5년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재경부는 “추경 기준으로 국세 수입이 예산을 웃돌며 지난 2년간의 대규모 세수 결손에서 벗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세출예산을 적극 집행한 결과 집행률이 최근 5년간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6조9000억원이었다. 여기에서 이월액 3조7000억원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3조2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일반회계 1000억원, 특별회계 3조1000억원 규모다.
예산현액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제외한 결산상 불용액은 10조원이었다. 전년(20조1000억원)보다 10조1000억원 줄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불용률도 1.6%로 낮아지며 최근 5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국세와 연동되는 지방교부세 감액이 없었던 점도 불용 감소 요인으로 분석된다.
불용액은 내부거래 4조5000억원, 예비비 집행잔액 5000억원, 사업비 불용 4조9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내부거래를 제외한 예비비 미집행과 사업비 불용을 합친 사실상 불용 규모는 약 5조4000억원으로, 지난 2021년(5조200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실제 경제에 투입되지 못한 재정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세입·세출부 마감은 일반·특별회계 기준으로 정부의 연간 재정 집행 결과를 확정하는 절차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허장 재경부 2차관은 “정부는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 극복을 위해 두 차례 추경 편성과 신속 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으로 경제 회복을 뒷받침했다”면서 “그 결과 재정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연간 기준 0.5%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벚꽃 추경’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세계잉여금 가운데 추경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금액은 약 1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등에 우선 사용되며, 잔액이 발생할 경우에만 추경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번 회계연도는 세입경정 결과 세수가 예산과 거의 비슷해 정산해야 할 규모가 크지 않다”며 “법정 지출을 하고 남는 금액이 있을 경우 향후 추경 재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 추경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올해 예산 집행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연초부터 차질 없는 재정 집행을 추진하고, 세수 추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