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한국과 세계가 어우러진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도시 전체가 ‘거대한 무대’로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비가 와도 상관없어요. 축제니까요.”
지난 주말, 빗방울이 촉촉이 적신 안동 문화의 거리. 우산을 든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더니 무대 앞에 이르자 일제히 걸음을 멈췄다.
전통 탈을 쓴 배우들이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관객을 끌어들이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지난 26일 개막한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사흘 만에 53만 명을 불러 모았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축제장은 사람들의 체온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건 탈춤 무대였다. 하회별신굿탈놀이와 강령탈춤이 무대에 오르자, 관람석의 어르신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냈다.
한쪽에서는 대학생 공연단이 힙합 비트와 어우러진 탈춤을 선보였다. 낯설 듯 신선한 장면에 20대 관객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촬영 버튼을 눌렀다. “전통이 이렇게 멋질 줄 몰랐다”라는 탄성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거리 공연은 도시 전체를 무대로 바꿔놓았다.
역대 최다인 60여 해외 공연단이 쏟아져 들어오자, 안동 시내 곳곳에서 이국적인 리듬이 울려 퍼졌다.
흥겨운 북소리에 맞춰 시민과 외국인 무용수가 손을 맞잡고 빗속에서 함께 춤추는 장면은 말 그대로 ‘세계가 춤추는 도시’의 풍경이었다.
무대 밖 풍경도 축제였다.
먹거리 부스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뜨끈한 소고기국밥을 들고 비를 피해 천막 아래 모인 관람객들은 낯선 이들과 자연스럽게 자리를 나눴다.
테이블 위에는 막 튀겨낸 전과 달달한 호떡이 가득했다. 한 손엔 젓가락, 다른 손엔 스마트폰을 든 시민들은 “아까 본 공연이 어땠는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축제는 아직 절반이 남았다.
이번 주에는 탈놀이 경연대회가 개인부와 단체부로 열려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대학생들의 무대와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하회선유줄불놀이가 밤하늘을 밝히는 순간, 축제의 열기는 다시 한번 절정을 찍을 전망이다.
여기에 K-POP 콘서트까지 더해지면, 젊은 세대와 세계 각국의 팬들로 안동은 또 한 번 인산인해가 될 것이다.
사흘간 53만 명이 모여든 안동. 가을비도 흥을 꺾지 못한 현장은,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세계가 뒤섞여 춤추는 하나의 거대한 광장이었다.
남은 축제의 날들도 분명, 모두가 배우이자 관객이 되는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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