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잘못 입력된 ‘습관 회로’ 탓
배고프지 않아도 짜고 단 음식 찾아
알아차림·자기친절로 ‘보상가치’ 바꿔야
![[123rf]](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5/news-p.v1.20250515.c9879d2394a84d65bef755f4b42d9063_P1.jpg)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간헐적 단식, 디톡스 다이어트, 저탄고지 식단….
매년 다이어트 트렌드가 바뀌지만 원칙은 단 하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는 것. 직장인 A씨는 ‘올해는 꼭 성공하리라’ 다짐하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심도 잠시. 오늘처럼 상사에게 깨진 날은 카카오 가루가 눈처럼 뿌려진 티라미수 생각이 절실하다. 결국 A씨는 퇴근길에 단골 베이커리에 들러 티라미수를 샀다.
누구나 A씨처럼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스트레스 때문에 과자 봉지를 단숨에 비우거나 아이스크림 한 통을 순삭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딱히 배가 고픈 게 아닌데도 습관처럼, 혹은 위안을 받으려고 간식거리를 찾다보면 연초에 계획했던 다이어트는 수포가 된다. 결국 남는 건 두둑한 뱃살과 자기혐오뿐이다.
중독 심리학 분야의 권위자인 저드슨 브루어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신간 ‘식탐 해방’에서 다이어트 실패나 폭식의 원인은 ‘약해빠진 의지력’ 탓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뇌에 고착화된 습관 회로’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에 따르면, 생존을 위해 진화해 온 인간의 뇌는 이젠 맹수보다는 스트레스를 더 위협적인 상대로 인식한다. ‘생존에 유리한 행동을 선호’하기 보다 ‘생존에 불리한 행동을 회피’하는 데 더 유능한 뇌의 특성상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보다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혹은 위안을 받기 위해 달고 짠 음식을 찾게 된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케이크(혹은 쿠키나 젤리)를 먹으면 해소된다’고 학습되면 이를 반복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배고파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특정 음식에 대한 충동에 따른 ‘감정을 먹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정 감정 상태일 때 음식이 당기거나 습관적,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찾는 것은 모두 ‘식탐’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습관이 계기(단서)-행동-결과(보상)의 기전을 바탕으로 설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음식에 대한 습관 회로를 새롭게 설정하면 식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실제 문제가 되는 식습관 회로는 무엇인지 분석하는 ‘알아차림’이다. 내 몸과 마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보고 먹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인식해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는 ‘자기 친절’ 역시 필요하다. 식탐 습관 자체는 물론, 식탐을 야기하는 상황 모두 정서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먹고 자책하고 또 먹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알아차림’과 ‘자기 친절’을 통해 뇌의 ‘보상 가치’를 바꿔주면 다이어트 성공이나 건강 유지와 같은 지속가능한 변화가 가능하다. 또 ‘가속노화’ 습관을 개선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다.
식탐 해방/저드슨 브루어 지음·김보은 옮김/푸른숲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