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이 깊을수록 삶은 단순하다(레베카 라인하르트 지음·장혜경 옮김, 갈매나무)=연대와 이해보다 혐오와 불통이 만연한 시대다. 희망을 찾기 어려운 세상에서 독일의 임상철학자 겸 작가 레베카 라인하르트는 ‘삶에 위기가 닥쳐도 반드시 행복을 찾아내는 내면의 나침반’이 돼 줄 책을 내놨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주목받는 오늘날, 저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선의 평범성’을 제시한다. 매일매일 사소하고 개인적인 영역에서 실천하는 다정과 온기는 타인을 마주했을 때 어떤 폭력보다도 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에우다이모니아(느린 행복), 메소테스(중용), 스프레차투라(취향과 태도), 메타노이아(자기 성찰) 등으로 구현된다. 인간의 선의를 믿어도 좋을지 의구심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제대로 질문을 던져 방향을 찾도록 돕는다. 삶은 불안하고 세상은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앞서 고민한 철학자들의 조언은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민주주의와 자유(조지 오웰 지음·이한중 옮김, 원더박스)=1936년 이후 작가 조지 오웰의 진지한 작품들은 한줄 한줄이 전체주의에 대한 ‘반대’이자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신념의 표현이었다. 그는 제국주의, 파시즘, 나치즘, 스탈린주의 등이 휘몰아치는 격동의 시대에서 이런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여겼다. 오늘날에도 오웰의 메시지는 여전히 살아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그의 소설 ‘1984’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까지 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서 극우 파시즘이 출현하고 권위주의 정권이 집권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 흐름은 한국도 비껴가지 않는다. 책에 실린 그의 열두 편의 글은 오늘의 세계를 꿰뚫는 정치적 나침반으로 다시 읽힐 가치가 있다.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나의 경영지원팀(조태진·박영태·권미영 등 15인 공저, 지식과감성)=기업 경영자 중 상당수는 제조·영업 등 구체적인 성과 부문에는 집중하면서도 법무·노무·세무 등 경영지원 기능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이 실제로 위기를 맞는 지점은 후자, 즉 리스크 관리가 부실할 때다. 이 책은 ‘만약 기업의 경영지원팀을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들이 한 팀을 이뤄 도맡는다면?’이라는 상상력 아래 전문가들이 뭉쳤다. 변호사·변리사는 법무팀장, 노무사는 인사·노무팀장, 회계사·세무사는 재무회계팀장으로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조태진·박영태 변호사를 비롯한 15명의 전문가가 자신들의 전문성을 토대로 경영 리스크를 진단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한다. 저자들은 기업이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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