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 운영

EU 중국산 반덤핑 관세로 경쟁력 높아져

CJ바이오아메리카 포트닷지 사업장 전경 [CJ제일제당 제공]
CJ바이오아메리카 포트닷지 사업장 전경 [CJ제일제당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 상황에서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그린바이오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CJ제일제당은 30일 “바이오사업부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당사는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최근까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바이오사업부 매각 관련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바이오 사업의 몸값은 6조원대까지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그린바이오 분야가 중심이다. 그린바이오는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각종 유용한 물질을 공업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이다. 바이오식품, 생물농업 등 미생물 및 식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을 생산한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부문의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 조미소재(핵산 등) 등이 포함된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매각의 뜻을 접은 데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그린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이 있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고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공장의 경우 현지 내수 수요에 대응하고 있어 수출 관세와는 무관하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글로벌 전역에 11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여러 품목을 가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호환생산’ 역량을 갖춰 관세 전쟁 등 대외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로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EU는 지난 1월 중국산 라이신 수입분에 대해 58.3~8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연간 라이신 소비량의 약 60%를 중국에 의존해왔다. 반덤핑 관세 부과로 라이신 수요가 중국 외 국가 생산 제품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라이신을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고수익 스페셜티 품목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도 고무적이다.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시황의 변동성을 방어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라이신, 트립토판 등 대형 품목 외에도 스페셜티 품목의 비중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스페셜티 품목의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인 21%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4조2095억원과 영업이익 33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2023년)의 251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로 시너지를 모색하고 스페셜티 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아이오와 포트닷지 공장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