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조4842억원
지상 방산 수출 증가, 한화오션 편입 효과
환율 효과에 반복생산으로 원가 인하까지
“천무가 K9보다 더 많이 인도될 가능성”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중심으로 한 지상 방산 수출이 급증한 데다, 한화오션 편입 효과까지 더해지며 연초 가이던스를 넘어서는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K9과 천무는 연초 가이던스 대비 벌써 상당 물량을 인도해, 가이던스 대비 더 많은 물량이 조기 인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3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4842억원, 영업이익 56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8%, 영업이익은 무려 306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문별로는 지상방산이 핵심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유럽향 K9 자주포 및 천무 다연장로켓의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매출 1조1575억원, 영업이익 3019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증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수출 확대와 더불어 반복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 원·달러 환율 상승도 이익률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항공 부문도 매출 5309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각각 24%, 43% 증가했으며,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방산 전자부문의 수출 호조로 영업이익 58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인수한 한화오션 역시 LNG선 중심의 상선 매출이 견조하게 유지되며 매출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을 기록했다. 항공 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4% 늘어난 5309억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방산 부문의 수출 증대로 매출 6901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상선사업부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매출이 견조하게 유지되며 매출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을 달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무 다연장로켓.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15.ec995f2c0eae4dad84b4ee2e3b62d526_P1.jpg)
K9·천무 조기 인도…연간 가이던스 상회 가능성
이번 분기 실적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지상방산 주력 품목인 K9과 천무의 조기 인도다. K9은 연초 제시한 ‘70문 이상’ 가이던스 중 1분기에만 20문이 인도됐고, 천무는 연간 ‘50대 이상’ 중 이미 절반에 가까운 24대가 납품됐다. K9은 포탑과 차체가 분리돼 고속기동성과 명중률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로, 국내 기술로 개발돼 9개국에 수출된 대표 K-방산 제품이다. 천무는 국산 다연장로켓 시스템으로, 사거리와 명중률 면에서 미국산 HIMARS와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운용비용이 낮아 신흥국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팀장(전무)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금 추세로 보면 천무가 올해 K9보다 더 많이 인도될 가능성도 있다”며 “조기 인도가 진행 중이며, 추가 물량이 가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천무는 폴란드 수출 물량 외에도 올해 2분기 이후 타국 납품도 예정돼 있어, 하반기 실적 기여도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환율·원가 인하 효과도…하반기엔 내수 물량 납품
천무와 K9 모두 1분기부터 가이던스를 초과하는 속도로 인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전체 실적 상향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팀장은 “1분기에도 출발점이 높았지만, 2분기부터는 수출향 매출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내수 물량 납품이 집중되면서 영업이익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기준 영업이익 중 약 10%는 환율 효과, 10%는 반복 생산을 통한 원가 인하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천무의 현지 생산과 관련해 추진 중인 폴란드 WB 그룹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에 대해선 “구조에 대한 협의는 진행 중이나, 생산 규모나 투자 금액, 예상 수익 등은 프레임워크 계약 체결 이후에나 가시적인 설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규모 군비 확장을 추진하며, 한국산 무기 도입에 적극적인 국가다. 양국은 이미 방산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했으며, 천무 공동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날 유상증자 2차 정정신고서와 관련해 한 팀장은 “정정신고서를 빠른 시일에 낼 예정”이라며 “감독당국이 요구한 주주 소통 및 계열사 간 거래에 대해 소명할 예정이며, 수리 과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금융당국은 계열사 간 거래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바 있다.
k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