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파세오 데 라 인판타 이사벨에 있는 바 라 글로리아의 한 직원이 정전 중 손전등을 입으로 들고 있다. [로이터]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파세오 데 라 인판타 이사벨에 있는 바 라 글로리아의 한 직원이 정전 중 손전등을 입으로 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원인불명의 대규모 정전으로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당국은 대규모 정전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사망자로 추정됐던 56세 여성은 마드리드 카라반첼에서 정전 당시 켜놨던 촛불로 인한 화재가 사망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서부 갈리시아 타보아델라에서는 일가족 3명이 정전에 가정용 발전기 등을 사용하다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사망했다. 또 발렌시아 지역에서는 폐질환을 앓던 46세 여성이 정전으로 산소호흡기 전원이 꺼지면서 사망했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전이 발생한 아토차 기차역 밖에서 사람들이 짐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전이 발생한 아토차 기차역 밖에서 사람들이 짐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이번 대규모 정전으로 시민들도 큰 불편함을 겪었다. 지하철과 기차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승객들은 차 안에 갇혀 수 시간을 보내거나, 열차에서 뛰어내려 선로를 건너 인근 마을을 찾아가야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출신 관광객 아나 코르데로는 바르셀로나로 향하던 기차에서 3시간 동안 갇혀있었다. 승무원들이 화장실을 개방했지만 결국 열차의 배터리도 방전돼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베리아 반도 전역에서 전기 공급이 대부분 복구됨에 따라 정전의 근본적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원인으로 꼽았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REE)의 시스템 운영 담당자 에두아르도 프리에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조사 결과 “사이버 보안 사고는 배제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전했다.

REE는 스페인 남서부에서 태양광 발전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건의 전력 생산 중단 사고를 확인했고, 이로 인해 전력 시스템이 불안정해져 프랑스와 전력 연결망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REE를 비롯해 민간 사업자에게 모든 관련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