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車값의 15%·둘째해엔 10%
부품 관세와 다른 관세 중첩 없애
취임 100일 트럼프 90분간 연설
“관세협상 오래 걸리면 그냥 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미국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지지자들과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90분간 연설하며 “지난 100년간 워싱턴에 없었던 가장 큰 변화를 100일 만에 이뤄냈다”고 자화자찬했다. [AF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rcv.YNA.20250430.PAF20250430149701009_P1.jpg)
취임 1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에 한해 차값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무관세 혜택을 2년간 주기로 했다. 또 자동차 부품 관세를 다른 품목별 관세와 중첩해서 부과하지 않도록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포고문 내용에 따르면, 미국에서 완성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사실상 25%의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관세는 오는 5월 3일부터 자동차부품까지 확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줄이고, 그다음 해에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자동차 제조사가 2025년 4월 3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모든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합산해 그 금액의 3.75%를 부품관세를 ‘상쇄’하는데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세 상쇄에 가용한 금액이 총 MSRP의 3.75%인 이유는 전체 자동차 부품의 15%에 관세율인 25%를 적용하면 3.75%(0.25 x 0.15 = 0.0375)가 되기 때문이다. 3.75%는 첫해에만 해당하며, 2026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는 MSRP 총액의 2.5%를 관세 상쇄에 이용할 수 있다. 관세 완화 조치는 이렇게 2년만 유지하고 끝낼 계획이다.
미 고위당국자는 “미국에서 제조하는 모든 자동차”에 해당한다면서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외국 업체도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 행정명령에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알루미늄 관세, 철강 관세는 중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정 제품이 2개 이상의 관세에 해당할 경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가장 우선해서 적용하고, 그다음에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를 적용하도록 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상황에 따라 서로 중첩할 수 있게 했다. 또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는 행정명령에 명시하지 않은 관세와는 중첩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관세와 대중국 관세를 합산한다는 의미다.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장벽은 더 높인 셈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과 개최한 대규모 집회에서 자신의 집권 2기 활동에 대해 “미국 행정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첫 100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동차와 철강 등에 부과한 관세가 미국으로 제조업과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9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을 17차례나 언급하며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그는 교역 대상국을 향해 “그들은 우리 상품의 일부를 원한다. 우리는 그냥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난 공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 하지만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인하하려는 국가들과 협상하되 뜻대로 안 되면 관세를 일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