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 50년 역사 ‘아뜰리에 가나’ 전시

신격호 명예회장, 스위스 기술자 영입해 혁신

마이크로 그라인딩·BTC 공법 등 신기술 주목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 전시회 현장.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 전시회 현장. 정석준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어 주시오.”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29일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롯데웰푸드 가나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특별전 ‘아뜰리에 가나’ 전시관.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신 명예회장의 어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한마디는 50년 가나 역사의 시발점이 됐다.

가나초콜릿은 국내 대표 초콜릿 브랜드다. 50년간 누적 판매액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68억갑이 팔렸다. 판매된 제품을 일렬로 나열하면 약 1만2000㎞ 떨어진 아프리카 가나까지 45번 넘게 왕복할 수 있다.

달콤한 50년 역사는 1974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부지에 설립한 공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롯데웰푸드는 최고 품질인 가나산 카카오 원두를 사용해 초콜릿을 만들려고 했지만, 기술력이 부족했다. 신 명예회장은 직접 스위스 기술자인 막슨 브락스를 영입해 공장 설계부터 원료 배합까지 모든 권한을 일임했다. 막슨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에 나선지 1년이 지난 1975년, ‘가나 마일드 쵸코렡’과 ‘가나 밀크 쵸코렡’이 세상에 나왔다.

최낙현 롯데웰푸드 가나마케팅 팀장은 “당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시제품이 나왔고, 모든 임원진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가 이뤄졌다”며 “신 명예회장의 주문에 맞게 예술적 가치를 담기 위한 열정으로 가나초콜릿 역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가나초콜릿은 제조 기술 혁신과 함께 발전을 거듭했다. 1984년에는 신기술 ‘마이크로 그라인딩 공법’을 도입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빈과 설탕을 초미립자로 균일하게 분쇄하는 기술이다. 제품은 더 부드러운 감촉과 풍미를 갖게 됐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가나 초콜릿 광고가 전시돼 있다.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가나 초콜릿 광고가 전시돼 있다.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가나 초콜릿 광고가 전시돼 있다.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가나 초콜릿 광고가 전시돼 있다. 정석준 기자

1996년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초콜릿 제조 기술인 ‘BTC 공법’을 도입했다. 카카오 원두를 매스 형태(액상)로 가공하는 과정이다. 유럽 등 초콜릿 본고장에서 사용하는 공법을 국내에 처음 적용한 것이다.

가나초콜릿은 롯데웰푸드의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품목으로 성장했다. 1989년에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뒤 1991년에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에는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가나초콜릿의 활동 영역은 넓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재배한 가나산 카카오 원두를 가나초콜릿에 적용한 ‘착한 카카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롯데웰푸드는 가나산 카카오 원두 사용량의 30%를 지속가능 원두로 사용할 계획이다.

최 팀장은 “간식보다 디저트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가나 브랜드도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것으로, 제품군은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가나 브랜드의 50년 발자취를 좇는 여정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초콜릿을 풀어낸 예술가의 작품도 있다. 참여 작가는 그라플렉스, 김미영, 코인 파킹 딜리버리, 박선기, 김선우 등이다. 초콜릿 색으로 표현한 동물과 코코아를 연상시키는 녹색의 설치미술 등이 다채로운 영감을 전달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초콜릿 50주년을 맞아 브랜드가 쌓은 유산을 공유하고, 예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마련된 예술작품 전시 공간.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마련된 예술작품 전시 공간.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마련된 예술작품 전시 공간. 정석준 기자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아뜰리에 가나’에 마련된 예술작품 전시 공간. 정석준 기자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