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비트코인 10% 오를 때 로빈후드 18% 올라

[로이터]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글로벌 불확실성 확산 속에서 돋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근거로 한 종목들은 더 크게 뛰어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9만 달러선을 넘은 뒤 3일만에 9만5000달러까지 돌파했다. 이후 지난 4일동안 9만5000달러선 안착을 놓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상승률은 8%가 넘으며, 연초 이후 하락분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비트코인이 이처럼 다시 힘을 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으로 주식과 채권, 달러 등 전통자산이 불확실성 속에 흔들리자 ‘디지털 금’으로써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가 고용 시장 악화와 이에 따른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데 이어 매파로 분류되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비트코인 상승에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진 폴 앳킨스가 지난 2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우호적 규제환경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이처럼 신바람을 내자 관련 종목들은 춤을 추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 주가는 각각 18%, 15% 가량 상승했다. 이는 비트코인 상승률보다 높은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인 스트래티지 주가도 12% 이상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보다 이들 관련주들이 더 많이 상승하는 건 가격 상승에 따른 거래 활성화가 이들 기업의 실적에 레버리지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10% 오르거나 내릴 경우 코인베이스 같은 거래 플랫폼의 매출에 영향을 주는 거래량은 더 크게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이는 플랫폼 기업의 실적 증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등에 급등하자 코인베이스 매출은 2023년 대비 2배 증가했으며 적자를 보던 영업이익은 흑자로 완전히 돌아섰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역시 고정비를 지렛대로 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면서 비트코인 채굴기업 마라홀딩스 주가는 10% 가량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금 가격이 상승하면 금 채굴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역(易)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 3월 비트코인 하락 기간엔 코인베이스 등 관련주가 더 크게 하락했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코인 관련주들은 매출과 이익에서 레버리지가 발생하는 특성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대비 더 큰 변동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