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보그, 신동윤 기자 정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8/news-p.v1.20250418.b39c842992864c00af87fddfdd1a56ff_P1.jp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최고 갑부였던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최근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세계 부호 순위에서 내려앉은 것에 이어 ‘라이벌’ 에르메스에게 글로벌 명품주(株) 시가총액 1위 자리마저 잠시 내주며 자존심에 금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향(向) 매출이 전체 4분의 1 수준에 이르는 상황 속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 격화는 아르노 회장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프랑스 증시 CAC40에서 LVMH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3.58% 하락했다.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기록한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 754.80유로 대비 지난 17일(현지시간) 종가 485.60유로까지는 주가가 35.67%나 급락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장중엔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프랑스 증시 시총 1위 자리를 에르메스에 일시적으로 내주기도 했다.
LVMH의 주가 하락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1분기 매출 성적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던 탓이다.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 불가리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LVMH는 전날 1분기 매출이 3% 감소했다고 발표, 시장의 예측치 2%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시장의 명품 수요가 위축된 데다 무역 긴장 고조로 미국 소비자가 화장품과 코냑 구매를 자제하면서 매출이 부진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15일(현지시간) 장중 에르메스의 시가 총액은 2481억9000만유로로 LVMH의 2449억1000만유로를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LVMH가 2467억1500만유로로 2424억9000만유로를 기록한 에르메스를 다시 2위로 밀어내고 선두를 탈환한 상태다.
글로벌 전문가들도 LVMH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 향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수요의 전 세계적인 위축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LVMH의 목표 주가를 740유로에서 590유로로 하향 조정하고 권고 등급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유지’로 변경했다.
JP 모건도 “이 분야와 LVMH가 성장 기회를 모두 소진한 것으로 판단하며, 이에 따라 과거보다 더 큰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하며 목표 주가도 650유로에서 610유로로 내렸다.
![[구글 금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8/news-p.v1.20250418.d6f14e941c0f48308b23bf091d1238b9_P1.jpg)
트럼프 미 행정부가 강도를 높이고 있는 고율 관세 정책 역시도 LVMH 앞에 놓인 대형 걸림돌로 꼽힌다.
아르노 회장은 17일(현지시간) 그룹 주주총회에서 유럽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실패해 유럽산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럽 지도자들에게 미국과 “현명하게 협상하라”고 촉구했다.
아르노 회장은 “이미 여러 기업이 미국으로 생산을 더 이전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는 기업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는 브뤼셀(유럽연합·EU)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유럽 국가들은 이 협상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관료들에게 맡겨둬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아르노 회장은 특히 미국과 EU 간 자유무역지대 설립을 옹호하면서 EU가 “정치적 권력이 아닌 관료적 권력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규정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패션·가죽, 화장품·향수, 시계·보석, 와인·증류주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VMH는 매출의 25%를 미국에서 창출하고 있다. 특히 와인과 주류 매출은 미국 시장이 34%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미국 행정부가 유럽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LVMH는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앞서 미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2025년도 세계 갑부 1위 자리는 3420억달러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아르노 회장은 1780억달러로 5위까지 밀려났다.
아르노 회장의 자녀는 5명으로, 모두 LVMH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두 아들을 추가로 LVMH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그중에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연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프레데릭 아르노는 LVMH의 시계 부문 책임자가 됐다.
LVMH는 지난해 1월 프레데릭이 태그호이어와 위블로, 제니스 등 브랜드를 보유한 LVMH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은 2017년부터 일한 태그호이어 브랜드에서 2020년부터 CEO를 맡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